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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지렛대 잃었나…"중동 원유 수출량 전쟁 전 98%"

이란 지렛대 잃었나…"중동 원유 수출량 전쟁 전 98%"
▲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된 이란 선박들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량이 최근 들어 미·이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고 미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월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나타냐 카네바가 이끄는 JP모건의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팀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산 원유 수출량이 하루 평균 1천750만 배럴에 달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이는 걸프해역(페르시아만)과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량을 모두 합산해 추정한 수치로, 전쟁 이전 물량의 98%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JP모건은 설명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에너지 수송량도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해양정보업체 케플러는 지난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및 석유제품 운송량이 지난주 하루 평균 1천310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전쟁 전 하루 운송량이 1천710만 배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정상 대비 77%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케플러의 맷 스미스 원자재리서치 디렉터는 "해협을 지나는 운송량이 크다는 점에서 이란이 현재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중동산 원유 수출량이 크게 회복된 것은 비상 운송수단으로 등장한 '원유 셔틀 서비스'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유 셔틀 서비스란 원유나 정제유를 가득 실은 유조선이 미군의 호위 속에 이란의 감시 아래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몰래 빠져나온 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수출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란이나 러시아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은밀하게 사용해온 해상 선박 간 환적 기법을 그대로 활용한 것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는 지난 4월부터 원유 셔틀 서비스를 운영해왔고,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이 방식을 확대 적용했습니다.

사우디는 무인기(드론) 피격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송유관을 재가동해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도 재개한 상태입니다.

사우디는 지난 11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은 뒤 송유관 가동과 얀부항 원유 수출을 전면 중단한 바 있습니다.

셔틀선을 이용한 원유 수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우디의 홍해 원유 수출 재개 소식에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9일 3.5%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중동산 원유 수송 회복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이란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제안한 '7일 계획'을 거부한 와중에 미국과 이란 측 관리들은 카타르의 중재 아래 종전협상 복원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간접 대화를 28∼29일 이어왔습니다.

앞서 이란은 지난주 미국 측에 ▲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 동결 자금 해제 ▲ 원유 제재 면제 ▲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적대행위 중단 등의 요구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이를 이행하면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다는 게 이란의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매체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제안을 두고 "그것은 내가 원하는 합의가 아니다"라며 이란을 향해 "무리수를 뒀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군 호위를 받는 셔틀선 이용은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임시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석유 시장의 수급이 전략비축유(SPR) 방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는 점도 우려를 사는 지점입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는 2억 8천400만 배럴 미만으로, 1982년 이래 4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석유제품의 운송물량은 여전히 전쟁 전 정상 수준에 못 미치는 점도 경유 등 정제유 가격을 높게 유지하게 하는 요인입니다.

JP모건은 중동산 정제 석유제품 수출량이 전쟁 이전 수준의 약 58%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9일 기준 미국 내 평균 경유 가격은 갤런당 6.44달러로 1년 전보다 2.75달러 올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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