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에서 금메달을 딴 강준이 선수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강준이(17·서울영등포고)는 하루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었습니다.
강준이는 오늘(28일) 일본 나고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며 "긴장이 풀려서인지 새벽까지 뒤척이다 겨우 2∼3시간 눈을 붙이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강준이는 전날 열린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승에서 런 세션 88.45점에 이어 트릭 세션에서 92.40점을 얻어 최종 합계 180.85점으로 시상대 정상에 섰습니다.
과정은 극적이었습니다.
트릭 1차와 2차 시기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고난도 기술을 연달아 실패하며 0점에 그쳤습니다.
벼랑 끝에 몰렸던 강준이는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같은 기술에 다시 도전해 완벽하게 성공시켰습니다.
강준이는 "2차 시기까지 실패하고 울면서 코치님께 달려가 '어떡하냐'고 매달렸다"며 "선생님이 '정신 차리고 너 자신을 믿으라'고 다독여 주셔서 제정신이 돌아왔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이어 "3차 시기 직전 관중석을 바라봤는데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다"며 "그동안 나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에 '까짓거 해보자'며 마음을 다잡았다.
1위가 확정된 뒤 '엄마 내가 해냈어'라는 생각에 울컥했다"고 말했습니다.
내일(9월 29일)이 생일인 그는 "중학교 때 친구들까지 100통이 넘는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처음 세계대회에서 우승해 스폰서가 생겼을 때가 제 인생 1차 전환점이었고, 엑스게임 메달이 2차였다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짚었습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일본의 안방에서 일본 선수들을 따돌리고 일군 금메달이기에 사제의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한국 스케이트보드 1세대 출신인 신정혁 국가대표 감독은 "10년 전 일본과 처음 교류전을 치렀을 때 처참하게 완패하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지도자들이 뒤에서 10년 동안 칼을 갈며 준비했고, 그 결실이 강준이라는 다음 세대로 이어져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 감독은 "강준이는 현재 일본의 정상급 선수들과 비교해도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하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시설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대회마다 코스가 달라지는데 다양한 기물을 타보지 못하면 파크 종목 등에서는 성적을 내기 어렵다. 지속적인 성과를 내려면 훈련 시설 확충과 저변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강준이 역시 경남 양산에서 자라던 시절 훈련장이 없어 매주 금요일 심야버스를 타고 서울에 오가며 연습했고, 결국 훈련 환경 때문에 서울로 거처를 옮겨야 했습니다.
강준이는 "보라매공원에 파크가 생긴 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제대로 연습하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습니다.
고교를 졸업하기 전에 병역 혜택까지 거머쥔 강준이의 시선은 이제 2년 뒤 열릴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신 감독은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의 '미리보기' 무대다. LA에서 만날 선수들과 겨뤄 큰 점수 차로 이긴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강준이는 "올림픽에서 1등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순위와 상관없이 더 어렵고 난해한 나만의 새로운 기술을 완성해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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