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우상혁이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용인시청)은 '가벼운 찰과상'으로 알려졌던 지난 5월 부상이 사실은 발등 인대가 파열될 정도로 심각했으며, 힘겨운 재활 끝에 가까스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무대에 설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우상혁은 어제(27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2를 넘어 동메달을 획득한 뒤 "올 한 해 힘든 일이 많았다"며 "안 좋은 상황에서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 내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도전하라'는 메시지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준비과정과 오늘 경기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 더 열심히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상혁은 이날 지난 5월에 당한 부상의 실체를 공개했습니다.
그는 "경기 중 스파이크가 터져 맨발로 도약하게 되면서 발등 인대가 파열됐다"며 "당시 걷지 못할 만큼 발이 엄청나게 부었고, 병원에서는 한두 달 정도 깁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훈련하면서 부상이 악화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상은 몸뿐만 아니라 멘털에도 상처를 남겼습니다.
우상혁은 "난 내가 안 좋은 기억을 잘 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라며 "그때부터 바가 높아 보이고,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뭔가 바를 뛰어넘는 것에 관해 거부 반응이 일어나더라"라고 털어놨습니다.
우상혁은 지난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이코 골든 그랑프리 대회 경기 중 스파이크가 찢어지는 돌발 변수 속에 왼발을 다쳤습니다.
당시 '찰과상'으로 알려졌던 부상은 실제로는 훨씬 심각했습니다.
우상혁은 이후 약 3개월 동안 계획했던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복귀 후에도 심각한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지난달 폴란드 실레시아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첫 시도 높이인 2m16을 넘지 못해 공식 기록 없이 대회를 마쳤고, 독일 하일브론 국제 높이뛰기 대회에선 2m14로 12위에 그쳤습니다.
개인 최고 기록(2m36)은 물론,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2m30)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었습니다.
우상혁은 "두 번의 대회에서 꼴찌 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며 "하지만 그 두 대회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 그전까지는 뛰는 것 자체에 두려움과 거부 반응이 있었는데, 꼴찌를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감을 찾은 우상혁은 씩씩하게 아시안게임 무대에 올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은메달), 2022 항저우 대회(은메달)에 이어 3회 연속 메달 획득의 기쁨을 안았습니다.
2m22는 우상혁에게 저조한 기록이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거둔 성적이기에 특별합니다.
우상혁은 "2m22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기록한 높이"라며 "이를 가슴에 새기고 2027 세계선수권대회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위해 다시 전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쉰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가던 우상혁은 "경기 내내 소리를 지르며 스스로를 독려하느라 목 상태가 안 좋다"며 웃은 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할 만큼 힘들었다. 이제는 다시 나를 다시 믿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두 번째 도전 높이인 2m14에서 1차 시기를 실패한 뒤 불안한 마음이 커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었다"며 "난 2m14를 못 넘어본 적이 없다. 나를 믿는다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기에 자신 있게 뛰었고, 소중한 메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금메달은 2m25를 1차 시기에 넘은 대만의 푸차오쉬안, 은메달은 2m25를 2차 시기에 넘은 인도의사르베시 아닐 쿠사레가 차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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