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불가피하게 음주운전을 한 여성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은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여성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 충주의 한 숙박업소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4 퍼센트 상태로 10여 킬로미터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숙소에서 잠을 자던 A 씨는 준강간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깨어나 옷과 소지품을 챙겨 서둘러 방에서 빠져나온 뒤 차에 탔습니다.
가해 남성이 뒤쫓아오자 A 씨는 차를 몰고 11킬로미터 정도를 이동한 후 갓길에 차를 세우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A 씨 행위가 '긴급 피난'에 해당한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예외적으로 정당하다고 인정돼 위법성이 사라진다고 판단했습니다.
'긴급피난'이란 자기나 타인의 생명, 신체, 자유, 재산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 행한 행위를 말합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숙소에 A 씨 일행 외에는 다른 사람이 없었고 숙소 또한 외진 곳에 있어 새벽 시간에 인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사건 발생 당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택시 또는 대리운전기사를 부르거나 걸어 나가는 방법으로 준강간 범행 현장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성폭행 가해 남성은 최근 준강간 범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취재 : 이호건 / 영상편집 : 나홍희 / 디자인 : 이정주 / 제작 : 디지털뉴스부)
성폭행 피하려 음주운전한 여성 '무죄'…법원 "긴급피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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