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만 해상의 유조선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 경로 변경으로 오만만 일대의 석유 해상환적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공세 속에 사우디가 홍해 방향의 원유 수출 물량을 우회시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의 해상환적 인프라가 수용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국영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지난 13일 동서 송유관 피격으로 홍해 얀부항을 통한 수출이 중단되자, 이달과 다음 달 인도분 원유 6천만 배럴 이상을 오만 소하르 앞바다에서 해상환적 방식으로 전환해 판매했습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360만 배럴로, 지난달 90만 배럴보다 4배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물량이 하루 약 300만 배럴 늘어남에 따라, 통상 200만 배럴을 적재하는 대형 유조선(VLCC) 36~40척이 추가로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원자재 중개업체 오일 브로커리지 측은 "사우디 물량 증가로 셔틀 운항에만 15척의 VLCC가 더 필요한 상태이며, 나머지 20여 척은 얀부항 운영 재개를 기다리며 지중해에 발이 묶여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조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데이터에 따르면,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VLCC의 하루 정기 용선료는 지난 23일 127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기존 걸프 지역 산유국의 수출 물량에 사우디 원유까지 집중되면서 예인선과 인력 등 해상환적 인프라는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에너지 분석업체 보르텍사는 "대기가 길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혼잡도가 가중되고 있다"며 "통상 5~7일 걸리던 환적 작업이 이제는 10일 가까이 소요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환적 지연이 장기화하자 주요 구매자들은 인도 서해안이나 말레이시아 등 대체 환적지를 찾거나 정유 공장으로 직접 인도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가 운영하는 VLCC '골드 샤인'호는 이번 주 초 라스타누라에서 사우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아람코 지분이 있는 정유 시설 인근의 중국 취안저우로 갔습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아람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S-Oil) 역시 인도 서해안 바디나르 앞바다에서 환적을 진행하기 위해 VLCC 2척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주요 환적 허브인 링기 앞바다에서도 최근 원유 환적 작업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입니다.
한 선박 중개인은 "대형 유조선으로 원유를 끝까지 직접 운송하는 것보다 소형 선박으로 옮겨 실은 뒤 북아시아로 보내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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