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 도착 환영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획기적인 합의는 도출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양국이 '무역휴전'을 일부 연장한 것은 부분적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전 방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패권 경쟁 속에, 입장차를 좁히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확인했다는 평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오전 백악관에서 국빈 환영식을 열어 시 주석을 극진히 대접한 뒤 비공개 담판에 나섰고, 회담은 약 90분간 진행됐습니다.
백악관은 아직 공식 발표를 내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로 미뤄보면 미중 '무역휴전'은 내년 1월 10일까지 두 달 연장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화통신은 미중이 새 무역합의에 도달했다며 시 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회담 하루 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밝혔던 '두 달간의 무역휴전 연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무역휴전 연장 이상의 성과가 나왔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특히 관심이 쏠렸던 AI 분야에서, '핫라인'을 구축하자는 미국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두 정상은 AI 개발을 두고 분명한 입장차만 확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위를 점한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태세를 분명히 했고, 시 주석은 AI 통제를 위한 협력을 강조하며 서로를 견제하기보다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자고 촉구했습니다.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는 미국에 맞서, 추격이 급한 중국이 '통제'를 명분으로 속도 조절을 요구한 셈입니다.
향후 논의는 이어지겠지만, AI 위험 관리와 관련해 미·중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에 절실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완화와 관련해서도 진전이 있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전쟁을 멈춰 세운 것이 바로 중국의 희토류 통제였는데, 미국이 현재 희토류 확보와 가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2030년대까지는 중국 의존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다만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및 보잉 항공기 구매 같은 분야에서는 일정 부분 합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정상은 지난 5월 방중 당시에 합의했던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미·중 관계'를 유지하는 데 이번 회담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나, 다음 달 '5중전회'를 통해 장악력 강화를 도모하는 시 주석 모두 미·중 갈등이 번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두 정상은 11월 중국 APEC 정상회의와 12월 미국 G20 정상회의에서도 다시 대면할 가능성이 크지만, 무역휴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당분간 관계 안정을 도모하는 수준에서 줄다리기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회담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환대 속에서도 '타이완 독립 반대'로 미국의 입장을 변경하라고 면전에서 강력히 요구했다는 사실입니다.
시 주석은 타이완 독립과 관련해 미국의 기존 입장인 '지지하지 않는다(do not support)'를 '반대한다(oppose)'로 바꾸라고 압박했습니다.
지난 5월 "잘못 처리하면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명시적인 양보를 요구한 겁니다.
시 주석은 "타이완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중·미 간 전략적 협력과 관계 발전에 튼튼한 기초를 다지길 바란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중의 전략적 안정을 타이완 문제와 직접 연계한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는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중국 측은 양 정상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으며, 추후 백악관이 낼 설명자료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됩니다.
지난 5월에는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현재는 비핵화 논의를 거부하는 북한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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