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북 정읍시가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의 여권을 무더기로 가져간 소식, 저희가 연속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넉 달 넘게 여권을 돌려받지 못했던 필리핀 계절 근로자가 인신매매 피해를 입었다며, 정읍시와 고용주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전북 정읍시 공무원이 필리핀에서 온 계절 근로자들과 함께 있는 사진입니다.
한 켠에 다발로 묶인 여권들이 놓여 있습니다.
정읍시가 여권을 보관하면서 서류 작성 등 필요할 때 가져왔다가 다시 가져갔다는 것이 계절 근로자들의 증언입니다.
[카렌 (가명)/계절 근로자 : 저희가 여기 도착했을 때 그들이 여권을 다 걷어갔어요.]
정읍시는 무단 외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까지 했습니다.
[정읍시 관계자 : 근로자들한테 어디 갈 때 무단으로 외출하지 말고, 마트 갈 때도 얘기하고 그런 교육은 저희가 시킵니다. 어디 가는지 모르면 저희가 불안하지 않습니까?]
계절 근로자 카렌 씨는 낡은 숙소에 머물며 매달 20만 원을 숙박비로 냈고 고용주의 욕설에 시달렸습니다.
[고용주 : 에이 XXX 인간들아, 이게 일이라고 하고 이 XXX!]
하루 12시간 일한 날에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9만 원만 받았다고 했습니다.
[카렌 (가명)/계절 근로자 : 하루에 12, 13시간씩 일할 때도 있는데 겨우 9만 원만 받는 거냐고 물었더니, 원래 그런 거라며 싫으면 돌아가라고 했어요.]
이마저도 일부는 대출 상환금으로 내야 했습니다.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필리핀에서 만져 보지도 못한 돈 300만 원이 자신의 명의로 대출됐기 때문입니다.
[카렌 (가명)/계절 근로자 : 대출한 돈은 필리핀 측 사람들한테 바로 넘어갔습니다.]
여권 보관과 채무 약정, 최저임금 미달, 거기에 언어 폭력과 외출 허가까지, 모두 정부가 인신매매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입니다.
카렌 씨는 성평등가족부에 인신매매 피해를 확인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양기태, VJ : 신소영)
[단독] "여권 뺏기고 돈 뜯겨"…'인신매매 피해' 조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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