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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 D&A '방산비리 기술들'…전자전기와 무관한가 [취재파일]

LIG D&A의 전자전기 개념도
▲ LIG D&A의 전자전기 개념도

방사청 5급 사무관에게 4억 6천만 원의 뇌물을 안긴 대가로 LIG D&A가 6개 방위사업을 따낸 혐의의 사상 최대 방산비리 사건과 전자전기(Electric Warfare Aircraft)의 연관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6개 방위사업이 전자전기와 직결되는 기술로 판명된다면 LIG D&A가 작년 12월 수주한 1.8조 원 규모의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의 계약이 깨지고, 사업의 주인이 바뀔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LIG D&A가 부정하게 수주한 방위사업들을 먼저 들춰봐야 합니다. SBS 취재를 종합하면 6개 방위사업은 ① 소형 무인기 대응 체계, ② 지능형 신호 탐지 기술, ③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 ④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재밍 기술, ⑤ 우주전파환경 상황인식모델 기반 실시간 대위성 재밍 기술, ⑥능동위상배열 레이더용 모듈 플랫폼 등입니다.

LIG D&A는 "6개 기술은 전자전기와 전혀 관계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사를 맡은 검찰과 방산업계는 "전자전기 체계 개발 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전자전 분야 핵심 기술 사업들을 뇌물로 가로챘다"고 보고 있습니다. 방사청도 검찰과 비슷한 생각 같습니다. 어느 쪽이 옳은 말을 하고 있을까요.

방사청도 "②~⑥번 기술은 전자전 분야의 기술"

방위사업청 대전 청사 전경
① 소형 무인기 대응 체계는 소형 드론을 요격하기 위한 기술입니다. ② 지능형 신호 탐지 기술은 일반적인 전기 신호가 아니라, 복잡한 전자파 환경에서 미약한 신호를 검출하고, 변조 방식을 자동 인식하는 것입니다. ③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은 실전의 복잡한 신호 환경에서 다수의 적 위협 신호를 동시에 탐지·분석하는 것입니다.

④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재밍 기술은 전자주사 방식이 적용된 적의 고성능 레이더를 교란·무력화하는 것이고, ⑤ 우주전파환경 상황인식모델 기반 실시간 대위성 재밍 기술은 우주 공간에 떠있는 위성을 교란·무력화하는 것입니다. ⑥ 능동위상배열 레이더용 모듈 플랫폼은 항공기에 탑재되는 국방 반도체, 각종 모듈들의 공통 플랫폼입니다.

②, ③번은 적의 복잡다단한 여러 가지 신호를 간파하는 방어적 기술들입니다. ④, ⑤번은 지상, 항공, 우주에 편재된 적의 레이더, 위성 등을 먹통으로 만드는 공격적 기술들입니다. ⑥번은 전투기, 전자전기, 항공통제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범용의 기술로 볼 수 있습니다.

SBS가 접촉한 여러 방산업체 임직원들은 "②~⑥번 기술은 전자전 기술들로 전자전기에 적용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LIG D&A가 ②~⑥번 기술 등 전자전 관련 기술들을 획득했기 때문에 LIG D&A의 전자전기 TRL(기술 성숙도)이 국방과학연구소 TRL보다 높았고, 그래서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도 업체 주관으로 결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들도 "②~⑥번 기술은 전자전 분야로 분류된다"고 밝혔습니다.

검찰도 "부정 수주 통해 전자전기 사업 차지"…LIG D&A "근거 없다"

작년 10월 서울 아덱스에 설치된 LIG D&A의 부스
지난달 20일 배포된 수원지검의 이번 사건 보도자료는 ② 지능형 신호 탐지 기술, ④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재밍 기술을 전자전기 핵심 기술로, ③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을 전자전기 관련 기술로 분류했습니다. SBS가 입수한 수원지검의 공소장은 범위를 더 넓혀 ②~⑥번을 전자전의 새로운 명칭인 전자기전 분야로 묶었습니다.

수원지검의 보도자료는 다소 엄격하게, 공소장은 업계와 방사청의 관점과 비슷하게 기술들을 평가했습니다. 어쨌든 검찰은 "LIG D&A가 방사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먹여 여러 방위사업들을 수주함으로써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고 못 박았습니다. 또 이번 사건을 "국가 안보를 뒤흔드는 반국가적 중대 범죄"로 정의했습니다.

LIG D&A는 완전히 다른 말을 하고 있습니다. LIG D&A는 지난달 21일 입장자료에서 부정 수주 방위사업들에 대해 "전자전기 사업의 핵심기술 요소와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 보도자료에 대해서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했습니다.

LIG D&A의 부정 수주 사업들과 전자전기의 연관성을 바라보는 검찰, 방산업체들, 방사청의 관점과 LIG D&A의 시각이 판이합니다. 토론의 여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거리가 멀지만 논쟁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방산에 두고두고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방사청이 교통정리 잘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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