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산·건설 기업들이 이라크 정부 등으로부터 1년 넘게 받지 못하고 있는 돈이 최소 5천65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장관 특사까지 보내 미수금 회수에 나섰지만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입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1년 이상 받지 못한 장기 미수금은 건설 분야 약 3천780억 원, 방산 분야 약 1천870억 원 등 최소 5천65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건설 분야 A 기업은 이라크에서 신도시 건설 사업을 진행하면서 2억 7천544만 달러, 우리 돈 약 3천780억 원의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수금은 지난 2020년부터 쌓였고, A 기업은 현지 직원을 해고하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때 철수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도 직접 해결에 나서긴 했습니다.
지난 5월 중동 지역 외교 경험이 있는 문병준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대리를 외교부 장관 특사로 이라크에 보내 현지 석유부 차관과 미수금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약 4개월 뒤 이라크 석유부 측이 내놓은 답변은 남아 있는 공사를 한국 기업 비용으로 직접 시공해 마무리하라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상 여건도 더 복잡해졌습니다.
이라크 총선과 개각을 거치는 과정에서 한국 측과 미수금 문제를 협의했던 당시 석유부 차관이 정부 지시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산 분야에서도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했는데, B 기업이 기지 건설과 군수 지원, 헬기 관련 사업 등으로 이라크에서 받지 못한 돈은 1억 3천600만 달러, 약 1천870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측에서는 밀린 대금을 현금이 아닌 원유로 지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유를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미수금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원유를 실어 나를 운송 수단을 마련하고 저장과 정제 과정을 거친 뒤 다시 현금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질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운송과 비축 등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기업이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미수금에 대한 뾰족한 해법도 없어 관련 기업들은 실제 원유로 대금을 받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김민지,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특사까지 보냈는데 "5,600억 못 줘!"…"원유로 갚을게" 이라크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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