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주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연립정부 파트너 사회민주당(SPD)에 연정을 안 깨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수도 베를린에서 완승을 거둔 좌파당에는 "파괴적 세력"이라며 공세를 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오후 베를린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오전 SPD에서 연정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해와 감사하게 생각한다.
당도, 나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민주적 미래가 걸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CDU와 SPD는 지난해 5월 일명 좌우 대연정을 꾸려 연방정부를 운영하고 있으나 적잖은 이념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대연정 출범 이후 두 정당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는 바람에 당장 연정을 깨고 총선을 치르더라도 딱히 뾰족한 돌파구는 없는 상황입니다.
메르츠 총리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CDU가 지난 6일 작센안할트와 전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한 데 대해 "연방정치가 큰 역할을 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결과와 그 원인은 나 하나를 넘어서는 문제"라고 말해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민간기업 소유 주택의 '사회화'를 내걸고 수도 베를린에서 득표율 25.7%로 제1당에 오른 좌파당은 극우 독일대안당(AfD·16.3%)과 싸잡아 맹비난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40% 넘는 베를린 사람들이 파괴적이고 우리 의회정치 제도를 의심하며 급진적이고 단순한 해법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세력에 투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좌파당의 주택 사회화 공약에 대해 "이건 단지 베를린에서 무언가를 금지하는 문제가 아니다. 국제 투자자들에게 '독일에서는 사유재산 몰수가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특히 베를린에서 최근 "과격하고 공개적인 반유대주의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평화·군축을 핵심 이념으로 삼는 좌파당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일부 활동가가 반유대주의 성향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누구도 인사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며 연방총리와 CDU 대표 자리를 모두 지키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나 함부르크주 CDU의 데니스 테링 대표는 이날 "개혁 작업을 계속하는 데 필요하다면 메르츠가 신임투표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연방의회의 신임투표는 총리 자신만 발의할 수 있습니다.
교착 정국을 타개하거나 반대로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유도하는 승부수로 쓰입니다.
주의회 선거 2연승으로 기세를 올린 AfD는 "CDU는 가루가 됐다"고 조롱하며 좌우 대연정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알리스 바이델 AfD 공동대표는 "우리가 CDU를 국민정당 자리에서 밀어냈다"며 CDU가 AfD와 협력을 차단하는 일명 방화벽 정책으로 자멸했다고 말했습니다.
좌우 극단에 있는 AfD와 좌파당이 세력을 넓히면서 메르츠 총리의 거취 문제를 떠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CDU와 SPD를 중심으로 전후 80년간 지탱해온 중도 정치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디맵은 AfD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SPD 지지자 약 5만 명, CDU 지지자 약 3만 명을 흡수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베를린에서는 녹색당 지지자 약 5만 3천 명, SPD 약 3만 7천 명이 좌파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독일 정가는 최근 몇 년 사이 AfD 의석이 늘면서 연방정부와 상당수 주정부에서 재적 과반 연정을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좌파당은 베를린 주의회 158석 중 47석을 확보해 처음 제1당에 올랐으나 다른 정당들과 이념적 거리가 멀어 연정을 구성할 수 있을지 불분명합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