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러시아가 생활 형편이 어려운 우크라이나 미성년자들을 돈으로 유혹해 우크라이나 공공시설 등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시켰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법무부에 따르면 러시아와 관련된 사건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300명 이상의 청소년이 구금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13명은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일부는 보호관찰형을 선고받았고, 나머지는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복역 중인 올렉시 바바코프(17)는 폴란드에서 지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텔레그램 광고를 보고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보우찬스크의 위탁 가정에서 지내다 폴란드로 보내졌습니다.
바바코프는 러시아 관계자로부터 다른 청소년들을 모집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모집 대상 중 한 명은 친구인 비켄티(17)로,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주의 사관생도단에서 함께 생활하며 친해진 사이였습니다.
비켄티는 한 달에 3천 달러(약 415만 원)를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안에 응했습니다.
비켄티는 처음에 폭발 장치를 만들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만, 이후에 폭발물을 지시받은 장소에 직접 설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비켄티의 나이는 15살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하르키우주의 한 경찰서 외부 쓰레기통에 폭발 장치를 두고 떠나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비켄티는 "폭탄을 터트렸을 때 내가 정말 나쁜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후 뉴스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폴란드에서 모집책인 바바코프를 추적한 끝에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폭발 장치를 설치한 비켄티는 테러 혐의로 3년형을, 바바코프는 테러 공격을 선동하고 지원한 혐의로 4년형을 각각 선고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현재 같은 구금 시설에서 복역 중입니다.
예브헨 피칼로프 우크라이나 법무부 차관은 "이들 청소년은 나라를 배신하고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기 위한 동기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러시아를 사랑한 것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해 그런 행위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청소년들을 사보타주에 이용했다는 내용의 신뢰할 만한 의혹 제기가 크게 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일부 우크라이나 청소년들이 우크라이나 군 시설을 감시하고 정보를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군과 연관된 공공자산을 대상으로 한 사보타주와 방화도 저지르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러시아 미성년자들을 채용해 러시아에서 사보타주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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