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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지하철·화장실서 '픽'…쓰러지는 2030 무슨 일

<앵커>

'갑자기 귀가 안 들리고 앞이 안보였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런 경험담이 최근 SNS나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데요. 2030 젊은 층, 특히 여성들이 많이 겪는다고 합니다.

<기자>

이 증상의 이름은 미주신경성 실신.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식은땀이 나면서 얼굴은 하얘지고 귀도 먹먹해지며 눈앞이 컴컴해지더니 다리에도 힘이 안 들어가면서 쓰러진다는데요.

근데 실제로 이런 일이 생각보다 꽤 흔하다고 합니다.

실신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무려 절반가량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진단됩니다.

실신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의 실신인 건데, 이유가 뭘까요?

우리 몸에는 심장박동이나 혈압처럼 내가 일일이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조절되는 '자동 조절 시스템' 즉, 자율신경계가 있습니다.

이 자율신경계는 갑자기 심한 긴장이나 통증을 경험하거나 또는 오래 서 있고 기침, 배변 등을 한다거나 또 더위를 느낄 때, 혹은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등의 특정 자극이 강하게 들어오면 필요 이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이렇게 자율신경 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면 심박수가 느려지면서 혈류 속도도 감소하는데 결국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혈압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혈액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고 그 결과 의식을 잃게 됩니다.

여러 사람의 경험담을 보다 보니 공통점이 포착됐습니다.

첫 번째는 유독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실제 여러 연구에서 미주신경성 실신은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더 흔하고 특히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보고되는데요.

[윤지은/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 여성은 평균적으로 혈압도 낮고 순환하는 혈액량이 좀 낮은 편입니다. 또 에스트로겐 같은 여성 호르몬이 혈관 확장과 자율신경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도 관련이 있겠습니다. (또) 무리한 다이어트나 저체중 자체가 직접적인 어떤 원인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다이어트하고 저체중 하게 되면 식사량도 줄고 수분 섭취도 줄고 염분 섭취도 부족해지면 혈액량과 혈압이 확 떨어져서 실신에 더 취약한 상황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왜 적게 발생하는 건가요?) 나이가 들수록 미주신경을 포함한 자율신경 반응성이 감소하고 심박수와 혈관이 급격하게 반응하는 정도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특정 장소인데요, 바로 지하철과 화장실입니다.

[윤지은/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 지하철은 미주신경성 실신을 유발할 수 있는 조건이 여러 가지가 겹치는 환경입니다. 오래 서 있으면 중력 때문에 혈액이 다리에 몰리고 더운 환경에서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지하철에 사람이 많으면 뭔가 답답하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고 출퇴근 시간에 피로감을 느끼기도 하고 밥을 안 먹었으면 공복 상태고 탈수까지 더해지면 실신이 더 쉽게 유발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화장실도 비슷합니다. 우선 뜨거운 물로 샤워하면 피부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떨어지게 되고요, 여기에 오래 서 있는 자세까지 더해지니 실신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마지막 공통점은 토를 하는 등 '특정 행위'를 하게 된다는 건데요.

[윤지은/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 미주신경 실신이 일어날 때 단순히 혈압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미주신경을 포함한 다른 부교감 신경 반응이 또 강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위장관 움직임이 증가해서 메스껍고 배가 아프고 갑자기 대변이 마려운 느낌이 날 수 있고 이런 식은땀, 창백함이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넘어지기 전에 즉시 자세를 낮추는 게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바로 눕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면 뇌로 가는 혈류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또 누울 수가 없다면 앉거나 쪼그려 앉고 다리를 꼬아 힘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다행히 미주신경성 실신 자체는 대부분 특별한 약물 치료 없이 평소 생활 습관 조절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윤지은/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탈수와 혈압이 떨어지는 상황을 피하는 겁니다. 평소의 물을 충분히 마시고 너무 오래 굶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당연히 피하는 게 좋고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수분과 함께 적절한 염분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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