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진해보육원 앞에서 차일숙 씨에 대해 설명하는 요슈아 비르쉬(19) 씨
"어머니의 가족은 제 가족이기도 하니까요."
어제(1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태평동 일대를 찾은 스위스 청년 요슈아 비르쉬(19) 씨는 어머니의 한국 가족을 수소문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그의 가방에는 '차일숙의 한국 가족을 찾습니다'라는 문구가 큼직하게 적힌 전단이 가득했습니다.
전단에는 그의 어머니 차일숙 씨의 현재 모습과 어린 시절 사진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가 찾는 사람은 어린 시절 한국을 떠나 스위스 가정에 입양된 차 씨의 친생 가족입니다.
비르쉬 씨는 2022년 어머니와 함께 진해를 처음 찾은 뒤 해마다 이곳을 방문하며 가족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그는 "어머니는 수년째 이곳에 와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해 지쳐 있다"며 "저라도 여러 기관을 찾고 전단을 나눠 어머니의 출생 경위를 알아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남원로터리 일대에서 전단을 받은 주민들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사진을 보여주며 차 씨를 아는지 물어보겠다고 했습니다.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권 모(54) 씨는 "한국 사람 찾겠다고 온 건데, 우리가 돕는 게 마땅히 할 일"이라며 그 자리에서 전단을 코팅해 가게 벽에 붙였습니다.
비르쉬 씨는 한동안 진해구에 머물며 전단 배포와 기관 방문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그는 이날 거리로 나서기 전 어머니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옛 진해보육원도 찾았습니다.
지금은 재활원으로 바뀐 곳입니다.
비르쉬 씨는 재활원 관계자에게 이전 방문 이후 추가로 확인된 자료가 있는지, 과거 자료는 어디로 옮겨졌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어머니가 처음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밝혀줄 기록이 더 남아 있기를 기대했지만, 돌아온 것은 기존에 확인한 자료가 전부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재활원 측은 과거 자료를 전산화해 아동권리보장원으로 이관했으며, 보유 자료는 이전 방문 때 모두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활원 관계자는 "도움이 될 게 있으면 당연히 도움을 드려야 한다"면서도 "추가 자료가 없고 당시 근무자들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도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르쉬 씨가 찾는 어머니의 한국 생활은 60여 년 전 기록에 일부 남아 있습니다.
그가 확보한 기록에 따르면 차 씨는 1964년 10월 25일 진해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해 11월 26일 진해시청 인근에서 발견돼 진해보육원에 인계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차 씨는 보육원에서 생활하다 1968년 12월 스위스로 건너갔고, 이후 현지 가정에 입양됐습니다.
현재는 스위스에서 음악·피아노 교사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 정확히 어디에서 발견됐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입니다.
1967년 보육원에 있던 차 씨 앞으로 보내진 흰 원피스 한 벌도 그가 붙잡고 있는 단서입니다.
비르쉬 씨는 "흰 원피스가 보육원에 보내졌다는 기록이 있는데 발신인과 수신인이 모두 '차일숙'으로 돼 있다"며 "기록이 없다고 하지만, 아직 더 찾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DNA 검사도 큰 도움이 된다"며 "진해나 창원 출신 주민 중 DNA 검사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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