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상관을 향해 욕설을 하고 "군인이 아니었으면 때리고도 남았다"고 말한 대위에게 대법원이 상관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3부는 상관모욕과 폭행 혐의로 기소된 32살 대위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지난 2023년 11월 소속 부대 행정반에서 병사 4~5명이 있는 가운데 상관인 소령 B씨를 지칭하며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 소령의 지시에 불만을 품고 "중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나한테 XX한다", "군인이 아니었으면 이미 때리고도 남았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B 소령을 두고 "자기가 한 시간 전에 말한 것도 까먹는다", "무슨 병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도 했습니다.
A씨는 이듬해 2월 부대 안에서 다른 사람의 멱살을 잡은 폭행 혐의도 받았습니다.
1심과 2심은 일부 발언에 대한 상관모욕죄와 폭행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문서나 그림 등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쟁점은 '공연한 방법'의 의미였는데 과거 대법원은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욕설했다면 상관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7년 만에 이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문서나 그림을 공개적으로 게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처럼 여러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전달될 정도의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해야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사건에도 바뀐 판례가 적용됐습니다.
대법원은 A씨의 발언을 주변에서 일하거나 지나가던 병사 몇 명이 들었을 뿐, 여러 군인에게 일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전달되거나 반복적으로 퍼질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됐다고 볼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자막뉴스] "나한테 XX" "때리고도 남았다"…"상관모욕죄 아냐" 뒤바뀐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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