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전경
주변에 병사가 있는 상황에서 상관을 지칭해 욕설과 함께 "군인 아니었으면 때리고도 남았다"는 등 발언을 한 군인에 대해 대법원이 상관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상관모욕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대위 A(32)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2023년 11월 소속 군부대 행정반에 병사 4∼5명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상관인 소령 B씨를 지칭해 "XX이다", "중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면서 나한테 XX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상관모욕)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B 소령의 지시사항에 불만을 품고 이같이 발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씨를 지칭해 '지가 1시간 전에 말한 것도 까먹네, 무슨 병 있는 것 아니냐"는 등 발언도 했습니다.
이듬해 2월에는 부대 내에서 C씨의 멱살을 잡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1·2심은 A씨 일부 발언에 대한 상관모욕 혐의와 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상관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군형법 64조 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했다고 해서 상관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모욕의 수단·방식이 문서나 그림 등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과 같이 공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 7월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따른 것입니다.
당시 전합은 공연성만으로 상관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본 1999년 대법원 판례를 27년 만에 변경했습니다.
이날 대법원은 "A씨 발언은 주변 병사 몇 명이 일하거나 지나가다가 들었을 뿐 일방적·공개적으로 전달되거나 물리적 공간 또는 가상공간 등에서 여러 군인에게 반복적·지속적으로 이뤄지거나 확산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됐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며 A씨에게 상관모욕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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