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티 반군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의 사진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의 수장이자 핵심 인물 압둘 말리크 알후티(47)를 조명했습니다.
알후티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후손을 자처하는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2004년 친형이자 조직의 창시자인 후세인 바드르 알딘 알후티가 예멘 정부군에 살해당하자,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조직의 수장 자리를 맡았습니다.
이어 그는 탁월한 조직력과 지도력으로 분열된 자이디파 부족들을 하나로 묶어냈습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예멘이 극심한 정치적 혼란에 빠지자 이 틈을 타 2014년 수도 사나를 기습 점령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동맹군이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으며 후티 반군을 궤멸하려 했으나 알후티는 고산지대의 지형을 활용해 수년간 압도적인 화력을 견뎌냈습니다.
아랍동맹군은 내전 초기 지상군을 투입했으나 산악 지형에 고전하면서 인명피해가 늘어나자 공습 중심으로 작전을 바꿔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란과 밀착을 통해 드론과 탄도미사일 제조 기술을 전수받았고 엉성했던 부족 반군을 십수만 명 규모의 정규군급 부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 헤즈볼라의 하산 나스랄라, 하마스의 야히야 신와르 등 이란 '저항의 축' 핵심 리더가 연이어 암살당했음에도 알후티는 끝까지 살아남았습니다.
현재 그는 아랍권에서 이란의 가장 끈질기고 핵심적인 동맹이자 중동 대리전의 최전선에 선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이란 입장에서도 역내 패권 경쟁국인 사우디를 턱밑에서 상시 위협하는 '대리군' 후티 반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번 이란 전쟁에서도 미국이 군사·경제적 압박을 강화해 이란이 수세에 몰리는 듯 보이자 후티 반군은 사우디와 홍해를 위협, 제2의 전선을 만들어 내 전쟁의 양상을 혼전으로 빠뜨렸습니다.
예멘 수도 사나를 통제하는 후티 반군은 일개 무장 세력의 수준을 넘어 정부의 기능을 사실상 수행하는 체계적 정치 집단으로 성장했고 이란과 대사급 외교 관계를 맺기도 했습니다.
알후티의 행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외국 당국자나 취재진과의 대면 접촉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접견을 원하는 이들은 사나의 안가로 이동해 엄격한 보안 검사를 거친 뒤 2층 방에 설치된 화면을 통해서만 그를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암살에 대비한 철저한 경계 속에서 신비주의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신 그는 대변인 야히아 사리를 전면에 세워 연극적인 억양의 성명을 발표하게 하고 자신은 중대 국면마다 예멘 전통 단검인 '잠비야'를 차고 영상에 등장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최근 후티 반군이 사우디 지원 정부군을 몰아내고 홍해 연안의 전략 요충지인 모카항과 페림섬까지 완전히 장악하면서 알후티의 정치·군사적 위상은 정점에 달했습니다.
오지의 부족 전사들을 이끌고 세계 주요 원자재 수송로인 홍해의 생살여탈권을 쥐게 된 그의 입지는 이제 미국과 사우디 정부가 중동 정세를 논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가장 거대한 변수가 됐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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