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 부위 손상으로 사망한 A 양(오른쪽)과 언니
7년 전 서울 성북구에서 발생한 44개월 여아 사망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단계에서 종결한 경찰의 판단이 적절한지 심의해달라는 신청이 제기됐습니다.
어제(13일) 언론 취재에 따르면, 2019년 6월 28일 머리 부위 손상으로 숨진 A 양의 부친 B 씨가 지난 7일 서울경찰청에 수사심의를 신청했습니다.
B 씨는 성북경찰서가 지난 4월 A 양 사망 사건을 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혐의없음'으로 종결한 처분이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A 양의 온몸에 멍과 상처가 있어 응급실 의료진도 아동학대를 의심했는데도 경찰이 정식 입건하지 않고 변사 사건으로 처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B 씨의 신청 취지입니다.
아울러 A 양의 계모가 A 양을 혼내는 과정에서 핫소스 등 매운 소스를 먹였다는 정황이 A 양 언니의 해바라기센터 진술 등으로 드러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 양을 부검한 결과 혈액에서 캡사이신이 검출된 점을 고려해 계모 등의 학대 여부 수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B 씨는 주장했습니다.
국과수는 A 양 부검감정서에 "사인과 관련지어 생각할 수는 없지만, 상당량의 캡사이신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추정된다"며 "이를 A 양이 스스로 먹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아울러 "(사망에는) 머리 손상이 주요하게 작용했고, 기존에 갖고 있던 전신상태 저하(고도의 탈수 등)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머리손상의 발생 기전을 부검 소견만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타인의 개입 소견으로 볼 만한 단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캡사이신이 검출되는 등 스스로 시행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습도 확인되므로 타인에 의한 학대의 정황이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국과수 감정서에 첨부된 A 양 사진을 보면 머리와 몸통, 양팔, 양다리 등 전신에 멍이나 피하출혈이 있습니다.
평소 출장이 잦아 아이가 학대당한 정황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B 씨는 국과수 감정서 내용을 토대로 아이의 핫소스 섭취 경위와 머리손상·전신의 외상 원인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B 씨는 "특정인의 형사 책임을 확정해달라는 게 아니라, 당시 경찰 수사 종결 판단의 적정성과 추가 수사 필요성에 대한 수사심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수사심의는 고소인·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수사 절차나 결과에 불공정·부적법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제기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신청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변호사·법학자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립니다.
심의를 통해 '보완·재수사', '신속처리', '부서·관서 이송·재지정' 등 지시가 가능합니다.
강제성은 없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사진=A 양 부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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