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 헌법소원 선고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정부가 국군 파병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병과 관련한 과거 사법부 판단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정부의 파병 결정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것은 20여년 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때였습니다.
당시 파병이 헌법에 부합하는지,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면서 복수의 헌법 소원을 제기했는데 헌법재판소는 이를 모두 각하했습니다.
국군 파병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인 만큼 사법적 기준으로 이를 판단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2004년 4월 헌재는 한 시민이 이라크 전쟁 파병이 위헌임을 확인해달라며 낸 헌법소원을 각하했습니다.
청구인은 이라크 전쟁이 '침략 전쟁'이라며 우리 헌법에 어긋나고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헌재는 "외국에의 국군 파견 결정은 파견 군인의 생명·신체의 안전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나라 지위와 역할, 동맹국과의 관계, 국가 안보 등 국민 내지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하고도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위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 미래를 예측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등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라며 "우리 재판소가 사법적 기준만으로 이를 심판하는 것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파병 결정의 위헌 여부, 국가 안보에 보탬이 되는지,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침략 전쟁인지 여부 등은 대통령과 국회가 판단해야 할 몫이라는 것입니다.
오랜 민주주의 전통을 가진 외국에서도 외교 및 국방과 관련된 정치적 결단에 대해서는 사법 심사를 자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설령 사법적 심사 회피로 대통령과 국회의 자의적 판단이 방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헌재는 "궁극적으로 선거를 통해 국민에 의한 평가와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헌재의 이보다 앞서 2003년 12월에도 유사한 취지로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현역 육군을 아들로 둔 어머니가 청구한 사건이었습니다.
헌재는 이들이 파병 당사자가 아닌 만큼 직접적인 기본권 침해를 입지 않는다는 이유와 함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은 존중돼야 한다며 판단 이유를 설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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