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서울가정법원은 2026년 9월 9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에게 배우자 이모 씨에게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 원, 총 약 2조 5,500억 원 상당을 재산분할하라고 1심 판결했습니다. 공개된 국내 이혼소송 재산분할 가운데 최대 규모입니다.
재판부는 이 씨의 창업 초기 지분 보유와 대표이사·이사 경력, 장기간의 가사와 양육 기여 등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혼인 파탄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비슷하게 있다고 판단해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권 창업자 순재산의 96.8%가 비상장 스마일게이트 주식이어서 법원은 전액 현금 지급 대신 주식 35%를 현물로 나누도록 했습니다. 주식 가치는 게임사의 무형자산과 미래 수익성을 반영할 수 있는 현금흐름할인법, DCF 방식 등을 토대로 평가됐습니다.
1. 권혁빈은 이혼 재산분할로 정확히 얼마를 주게 됐나
9월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에게 배우자 이 씨와 이혼하고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배우자 이모 씨가 2022년 11월 이혼소송을 제기한 지 약 4년 만입니다.
재산분할 규모는 약 2조 5,500억 원, 구체적으로는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와 현금 650억 원입니다. 법원이 재산분할 대상으로 평가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가액은 약 7조 1,049억 원, 이 가운데 35%는 약 2조 4,867억 원이고, 여기에 현금 650억 원을 더하면 약 2조 5,517억 원입니다.
공개된 국내 이혼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재산분할 판결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아직 1심입니다. 향후 항소와 상고가 이어질 경우 재산분할 규모나 방식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위자료입니다. 법원은 이혼 청구는 받아들였지만 이 씨가 요구한 위자료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장기간 이어진 부부 갈등 등을 고려할 때 혼인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됐지만, 그 책임은 어느 한쪽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고 양측의 책임 정도도 비슷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함께 형성하고 유지한 재산을 나누는 제도이고,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손해배상입니다. 이번 판결에서는 전자는 인정됐지만 후자는 인정되지 않은 겁니다.
2. 스마일게이트 주식도 왜 재산분할 대상이 됐나
권혁빈 CVO와 배우자 이 씨는 2001년 결혼했습니다.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의 전신 회사를 세운 것은 그 이듬해입니다. 배우자 이 씨는 창업 초기 회사 지분 30%를 보유했고, 2002년에는 한동안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이후 이사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다만 이후 회사 경영의 중심은 권 CVO가 됐고, 2012년 이후에는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해 왔습니다. 권 CVO 측은 소송 과정에서 회사 성장에는 권 CVO 개인의 경영 능력과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기업의 성장 과정만 따로 떼어 보지 않았습니다. 창업 초기 배우자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와 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점, 혼인 초기 이 씨 측 가족의 경제적 지원이 있었던 점, 이후 장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한 점 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회사 성장에서 권 CVO의 역할 역시 크게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권 CVO의 사업 능력과 경영 판단이 스마일게이트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그의 기여도를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소송 제기 이후 권 CVO가 회사로부터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사정 등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법원은 재산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도를 권 CVO 65%, 이 씨 35%로 판단했습니다. 즉 회사 주식이 권 CVO 한 사람 명의라고 해서 그 가치 전체를 곧바로 권 CVO 개인의 독립재산으로 보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기업 성장에 대한 창업자의 직접적인 경영 기여도 상당 부분 인정한 겁니다.
3. 법원은 비상장 스마일게이트의 가치를 어떻게 계산했나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증권시장에서 매일 주가가 형성되는 회사가 아닙니다. 아파트처럼 인근 실거래가를 비교하기도 어렵습니다.
더구나 스마일게이트는 게임회사입니다. 회사 가치의 상당 부분이 공장이나 토지 같은 유형자산보다는 '크로스파이어', '로스트아크' 같은 게임 IP와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회사의 지분 35%는 대체 얼마일까요?
재산 감정 과정에서는 권 CVO의 재산 가치가 최대 약 8조 16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기도 했습니다. 최종 판결에서 재판부가 인정한 권 CVO의 순재산은 약 7조 3,375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관련 주식 가액은 약 7조 1,049억 원이었습니다.
주식 가치 평가에는 현금흐름할인법, DCF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게임회사는 당장 현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자산의 가치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겁니다. DCF는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을 추정한 뒤 이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판결의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가격이 없는 비상장 게임회사의 주식을 단순 장부가액이 아니라 미래 수익성과 무형의 가치까지 고려해 평가하고, 이를 실제 재산분할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4. 왜 2조 5,000억 원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으로 나눴나
법원은 왜 2조 5,00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이유는 권 CVO의 재산 구조에 있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권 CVO의 순재산은 약 7조 3,375억 원, 이 중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약 7조 1,049억 원이었습니다. 전체 순재산의 약 96.8%입니다. 즉 재산 대부분이 현금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비상장주식인 셈입니다.
만약 법원이 2조 5,000억 원을 전부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면 권 CVO는 막대한 규모의 비상장주식을 처분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상장주식은 상장주식처럼 시장에서 즉시 매각하기 어렵습니다. 대규모 주식 처분 과정에서 세금과 거래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전액 현금 분할보다 주식 자체를 나누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는 현물로 넘기고, 부족한 부분만 현금 650억 원으로 맞춘 겁니다. 수조 원짜리 비상장기업의 지분을 실제 주식 형태로 분할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판결입니다.
5. 35% 지분을 넘기면 경영권은 어떻게 되나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스마일게이트의 지분구조도 크게 달라집니다. 현재 권 CVO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35%가 이 씨에게 넘어가면 권 CVO는 65%, 이 씨는 35%를 보유하게 됩니다.
권 CVO는 여전히 과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입니다. 따라서 통상적인 주주총회 의결이나 경영진 선임 등 일반적인 경영권 행사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관 변경이나 회사 합병·분할, 영업의 중요한 양도처럼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은 달라집니다. 상법상 특별결의는 원칙적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권 CVO와 이 씨가 모두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이 씨가 반대할 경우, 권 CVO의 65%만으로는 출석 의결권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합니다.
다만 이를 두고 이 씨가 모든 특별결의에 법적인 '거부권'을 갖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주주총회 참석 여부와 구체적인 안건, 회사 정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판결이 확정돼 35% 지분이 실제로 이전될 경우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새로운 대주주가 등장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최태원·노소영 이혼 사건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판결과 비교되는 사건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입니다.
최 회장 사건에서는 2024년 항소심이 최 회장에게 약 1조 3,808억 원의 재산분할을 명했습니다. 이후 대법원이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고, 2026년 7월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액이 9,440억 원으로 낮아졌습니다. 최 회장 측이 다시 상고하면서 재산분할 부분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권혁빈 사건의 1심 재산분할액 약 2조 5,500억 원은 현재 최태원 사건의 파기환송심 금액과 비교하면 약 2.7배입니다.
하지만 두 사건은 단순히 액수만 비교할 문제는 아닙니다. SK 사건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형성과 가치 증가에 노 관장이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선대에서 이어진 자산의 성격과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의 기여 여부가 대법원 판단의 중요한 쟁점이 됐습니다. 반면 권혁빈 사건은 결혼 직후 창업한 회사를 한 창업자가 키워 수조 원 가치의 비상장 게임기업으로 만든 경우입니다. 그리고 그 기업 가치 가운데 배우자의 기여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시장가격조차 없는 주식을 실제로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 됐습니다.
같은 '재벌·창업자 이혼'처럼 보이지만 재산의 형성과 평가 방식은 상당히 다른 사건인 셈입니다.
7. 다른 게임·플랫폼·AI 창업자에게도 적용될까
재산분할 비율은 각 부부의 혼인 기간과 재산 형성 과정, 배우자의 직접·간접적인 기여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기업이 결혼 전에 설립됐는지, 결혼 이후 기업가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배우자가 창업 초기 자금을 제공하거나 경영에 참여했는지, 가사와 육아를 얼마나 담당했는지도 개별적으로 판단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이 씨가 단순히 창업자의 배우자였다는 이유만으로 35%를 인정받은 것은 아닙니다. 창업 초기 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와 이사를 지낸 이력, 이후 장기간의 가사·양육 기여 등이 함께 고려됐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이 게임·플랫폼·AI 같은 창업기업에 던지는 질문은 분명합니다. 창업자의 자산에서 비상장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기업 가치 역시 부동산이나 공장이 아니라 IP·소프트웨어·플랫폼·미래 수익성에서 나오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비슷한 분쟁에서 중요한 문제는 단순히 '누가 주식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닐 수 있습니다. 그 지분의 가치가 혼인 기간 동안 어떻게 형성됐고, 배우자가 그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Deep Dive Q&A
Q1. 권혁빈 CVO는 재산분할 뒤에도 스마일게이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나요?
A.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권 CVO는 65% 지분을 보유해 여전히 최대주주이자 과반주주로 남습니다. 일반적인 경영권 행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 씨가 35%를 보유하고 주주총회에 참석해 반대할 경우 정관 변경, 합병 등 특별결의가 필요한 일부 중요 안건은 권 CVO의 65%만으로 통과시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100% 단독 소유 체제와는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2. 왜 스마일게이트 주식을 현금으로 환산해서 지급하지 않았나요?
A. 권 CVO 순재산의 약 96.8%가 스마일게이트 비상장주식이기 때문입니다. 2조 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면 대규모 주식 처분 등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비상장주식은 즉시 매각하기 어렵고 거래 과정에서 세금과 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를 고려해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는 그대로 이전하고 부족한 부분만 현금 650억 원으로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Q3. 비상장 스마일게이트 주식은 어떻게 7조 원이 넘는다는 평가를 받았나요?
A. 비상장회사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가치평가가 필요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스마일게이트 같은 게임회사의 IP와 미래 수익성을 고려하기 위해 향후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DCF, 현금흐름할인법 등이 활용됐습니다. 재산분할 계산에 반영된 권 CVO 보유 주식 가액은 약 7조 1,049억 원입니다.
Q4. 이혼 청구는 인정됐는데 왜 위자료는 없나요?
A. 재산분할과 위자료는 다른 제도입니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함께 형성하거나 유지한 재산을 나누는 것이고, 위자료는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손해배상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봐 이혼은 인정했지만, 파탄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있고 그 정도도 비슷하다고 판단해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Q5. 이번 판결이 다른 스타트업이나 게임회사 창업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나요?
A.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판결은 1심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기간과 기업 설립 시점, 배우자의 창업·경영 참여, 가사와 육아 등 각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창업자가 보유한 수조 원 규모의 비상장 기업 지분을 법원이 직접 평가하고 주식 자체로 분할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사건을 살펴볼 때 참고할 만한 사례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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