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재선충병에 걸려 말라죽어가는 소나무가 전국에서 최근 2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미 많이 번져버린 숲은 과감히 포기하고 보존 가치가 높은 소나무 숲 예방에 더 힘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동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가평의 한 야산에서 소나무 벌채 작업이 한창입니다.
산 중턱을 따라 나무들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얼핏 보면 단풍이 든 것 같지만 사실은 이 나무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돼 말라죽어가는 나무들입니다.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영남 지역으로 유입된 소나무재선충은 현재 3차 대발생, 그중에서도 정점에 치닫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2년 전 전국에 90만 그루였던 감염목이 올해는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전히 영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지만 올해 초 서울 강남의 구룡산과 북한산 등에서도 감염목이 발견되는 등 전국 각지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이상 고온 등 기후 변화로 매개충의 활동 기간이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장우성/경기도 가평군 산림보호팀장 : 매개충이 부화해서 밖으로 나오는 시기가 기온이 올라가는데 계속 빨라지는 겁니다. 기존에는 5월 초나 이렇게 (부화를) 했었는데 지금은 뭐 4월 중순 이렇게까지 막 당겨지고….]
감염목을 방치하면 바싹 마른 상태가 돼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강풍 등으로 쓰러질 가능성이 커지는 건데, 특히 도롯가 고사목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고속도로에서 차가 달릴 때 골프공 하나 떨어져도 위험한데 그 나무 키가 한 10m에 지름이 한 20~30cm짜리가 날아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도로나 철도 안전을 바로 위협할 겁니다.]
감염목을 그때그때 제거하고 예방 중심의 방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종국/강원대 산림환경보호학과 교수 : 이미 늦었어요. 피해가 극심하기 때문에 거기서는 이제 소나무를 제거하고 다른 소나무재선충 피해를 받지 않는 다른 나무로 바꿔주는 수종 전환 형태가 필요하고….]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소나무 숲을 지켜내려면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김한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박태영)
얼핏 단풍 든 것 같지만…말라죽는 소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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