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인천 연수구 인천세관 보세창고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할당관세 품목인 수입 설탕 반출 점검을 시연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를 악용한 5천억 원 규모의 불법행위가 세관 당국에 적발됐습니다.
관세청은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할당관세 제도 악용 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21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기획 관세 조사 등을 벌여 이 중 10개 업체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고 오늘(9일) 밝혔습니다.
탈세 금액은 586억 원입니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품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제도입니다.
관세 부담을 낮춰 수입원가를 줄이고, 이를 통해 해당 물품의 국내 공급가격을 낮추는 것이 제도의 취지입니다.
유형별로는 수입가격을 부풀려 수입대금을 과다 송금하거나 법인세를 탈루한 사례가 4천100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바지업체를 이용해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한 사례가 1천20억 원, 할당관세 적용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보관한 사례가 348억 원이었습니다.
바나나 수입업체 A사는 바나나에 할당관세율 0%가 적용되는 점을 악용해 수입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신고했습니다.
이렇게 부풀린 수입가격을 바탕으로 해외 본사에 수입대금을 과다 송금하고, 회계장부에는 매입원가를 과다 계상해 영업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탈루했습니다.
B사는 여러 바지업체의 명의를 빌려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보다 많은 할당관세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할당관세는 정해진 물량까지만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면 기존 관세율을 적용합니다.
B사는 더 많은 물량을 얻기 위해 바지업체들을 할당물량 배정에 참여시킨 뒤, 이들 명의로 할당관세 추천을 받아 저율 관세로 수입·통관하게 하고 해당 물품을 서류상으로 넘겨받는 수법을 썼습니다.
관세청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 등 불필요한 비용이 반영돼 유통 가격이 올랐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밖에 소고기·냉동고등어·닭고기·설탕 등 할당관세 적용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보관하면서 시장 유통을 지연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관세청은 보세구역 현장 점검 등을 통해 불법 비축 물품 292t을 적발하고 시장 공급을 유도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청은 앞으로 할당관세 제도 관리 강화에 나설 계획입니다.
우선 할당관세 집중 관리 대상 18개 품목의 수입 신고 기한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를 500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을 추진합니다.
개정안에는 주무부 장관이 할당관세 품목의 보세구역 반출을 요청하면 세관장이 반출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깁니다.
부당한 할당관세 물량 확보를 막기 위해 실수요자 중심의 물량 배정 방안도 관계 기관과 협의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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