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종 호수공원 인근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서식지를 오가던 새끼 맹꽁이들이 도로로 떨어진 뒤 경계석을 넘지 못해 말라죽고 있는 건데요. 이런 일이 3년째 반복되고 있지만 서식지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TJB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종 호수공원 근처의 한 도로.
도로 경계석 앞에 맹꽁이 한 마리가 말라죽은 채 방치돼 있습니다.
또 다른 맹꽁이는 경계석을 넘으려 안간힘을 쓰고, 도로 곳곳에는 차에 치여 죽은 흔적도 보입니다.
이곳에서 맹꽁이들이 죽은 채 발견되기 시작한 건 3년 전쯤.
밤사이 서식지를 오가다 도로로 떨어진 뒤 경계석을 넘지 못해 갇히면서 무더위에 말라죽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도로 경계석의 높이는 약 15센티미터입니다.
0.5에서 1센티미터 정도 되는 새끼 맹꽁이가 생태통로 없이 뛰어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매년 여름 이곳에서 적게는 수십 마리, 많게는 수백 마리의 맹꽁이가 같은 방식으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문광연/한국양서파충류학회 이사 : 많을 때는 100마리, 200마리까지도 본 적이 있고 습지에서 태어나서 습지로 돌아가고 해야 하는데 전혀 물이 없고 완전 딱딱한 도로나 경계석 밑에서 죽는 걸 보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고….]
인근 맹꽁이 서식지는 건설사 소유의 사유지.
때문에 지자체의 관리나 정기적인 생태 조사 대상에서도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맹꽁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곤충을 잡아먹고 또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는 생태계의 중간 소비자 역할을 합니다.
집단 폐사가 반복될 경우 먹이사슬뿐 아니라 주변 생태계 전체에도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울타리를 설치해 맹꽁이가 도로로 유입되는 걸 막고, 도로로 넘어온 맹꽁이들이 다시 서식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생태 통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또 멸종위기종 서식지의 경우 사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보호가 가능하도록 관리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순열/세종시의원 : 법정 보호종들이 보존될 수 있게끔 노력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는 식의 임의 규정이 아닌 강제 규정으로 좀 변환할 수 있도록….]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멸종위기종 맹꽁이의 떼죽음을 막기 위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보호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화면제공 : 한국생태복원협회)
TJB 김지훈
3년째 맹꽁이 수백 마리 '떼죽음'…'생태 통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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