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드라마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을까
이런 사연을 담은 다큐 프로그램이 방송된 건 지난 3월이었습니다. 그때를, 피터팬 아버지는 '드라마의 시작'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엄청난 숫자의 응원과 후원금이 쏟아졌고, 1년 동안 찾지 못했던, 아들이 앞으로 머무를 시설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여정을 담은 인터뷰를 기차 안에서 보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은 더 무거워졌습니다. 세상 곳곳에 있을 또 다른 피터팬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이런 '드라마의 시작'을 경험하고 있을까. 적어도 제가 그날 만나러 가고 있던 한 피터팬 어머니는 아니었습니다.
20년 넘은 돌봄의 무게…"시설도 안 받아줘요"
전남 화순에서 만난 A 씨 어머니는 29년 동안 피터팬 어머니로 살았습니다. 올해 29살이 된, 발달장애인 아들은 주로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돈을 벌어야 하는 A 씨 어머니와 A 씨 동생, 그리고 집을 들러주는 활동지원사가 돌아가며 A 씨를 돌봅니다. 하지만 이들이 교대하며 일하는 시간이 A 씨의 24시간을 모두 채우지는 못합니다. A 씨는 종종 혼자 집에 있습니다. 20여 년 넘는 돌봄의 세월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A 씨가 그렇게 홀로 있을 때마다 마음을 졸였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30분 넘는 인터뷰를 하는 중간중간마다, 어머니가 지는 돌봄의 힘듦이 눈물과 함께 묻어났습니다. 밤새 제대로 잠도 자지 않는 아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너무 힘들어, 아들을 집에 혼자 남겨둔 채 대문 밖에 세워 둔 차로 가서 잠깐 쉬었다는 어머니는, 혼자 있던 아들이 갑자기 물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간 날이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거동은 하지만 예상하지 못하는 이런 위험들 때문에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면서, 아들에 대한 원망을 한 적이 많긴 해도 자신 곁에 숨 쉬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도 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또 아들의 안전을 위해서, A 씨 어머니는 이렇게 온 가족이 아들에게만 매달려 있는 상황이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서 아들을 시설로 보내는 게 어떠냐고 말한다던 어머니는, 그것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맡길 수 있는 시설이 없어요. 안 받아줘요. 대소변이라든가 먹는 거라든가 이런 신변처리가 안 되니까. 아들만 전담해 맡을 인력이 없다고." 주간보호센터에 잠시 다닐 때도 있었지만, 아들의 '도전행동'이 문제가 됐습니다. 자해나 타해 같은 A 씨의 도전행동 때문에 A 씨를 돌보던 인력이 다치는 일이 생긴 겁니다. 센터를 결국 다니지 못하게 되면서 새롭게 권유를 받은 게, 바로 '통합돌봄'이었습니다.
"국가가 책임진다"더니…기약 없는 기다림
어머니도 곧바로 이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지난 2월에 신청한 결과는 3월 말쯤 나왔습니다. A 씨가 서비스 대상자로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 서비스의 유형 3가지 (24시간 개별형, 주간 개별형, 주간 그룹형) 가운데 주간 그룹형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도 함께 왔습니다. "그때는 희망을 가졌었죠. 도움을 받을 거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머니의 희망은 이후 몇 달 동안 차츰차츰 무너져 갔습니다. 9월이 된 오늘까지, A 씨를 위한 전문적이고 맞춤형인 돌봄은 시작되지 않고 있습니다. 컸던 기대는 더 큰 실망으로 그렇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돌봄 서비스에 선정됐는데 돌봐줄 사람이 없다
이 돌봄 인력이 채용되지 않아 A 씨 가족이 흘려보낸 시간이 4개월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도전행동을 직면하기도 하는 인력인 만큼, 이 서비스는 돌봄 서비스 가운데 난이도가 최상으로 꼽힙니다. 추가 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적을 수 있습니다. A 씨 가족이 살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간간이 채용 공고를 홈페이지에 띄웠지만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고, 뾰족한 수 없이 그저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7월 하순이 돼서야, 드디어 A 씨를 돌볼 1명이 채용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돌봄은 8월 초부터 시작될 것이며 그 전에 보호자 교육을 들어야 한다는 말에 A 씨 어머니는 또 다시 희망을 가졌습니다. 날짜를 조정해 다니던 회사에 휴가도 내고 보호자 교육을 갈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사흘 뒤, 또 다른 연락이 왔습니다. 올해 이 서비스 예산을 다 써서 돌봄을 시작할 수 없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기가 막혔습니다. 일단 다시 대기하셔야 할 것 같다는 말에, 거친 답이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사람 가지고 노시나요? 그럼 애초에 그런 서비스 자체를 만들지 말아아죠.", "너희들 쓸모 없는 인간들이니 그냥 죽어버려라 하세요". 그 동안의 돌봄이 주는 무게가 담기고, 희망이 모습을 바꾼 원망이 더해진 말이었습니다.
4개월을 기다려 겨우 돌봄 인력을 채용했는데, 막상 돌봄을 시작하려고 보니 이제 그 인력에게 줄 돈이 없는 상황. 겨우 채용됐던 그 돌봄 인력은 그새 다시 그만뒀고, A 씨 가족은 또 다시 기다림 속에 놓였습니다. 언제 예산이 새로 편성되는 건지, 새로 편성됐을 그때에는 A 씨를 돌보겠다는 사람이 있을지, 그때 돌봄 인력이 없다면 또 기다림은 계속되는 건지, 답답함에 어머니는 다시 지쳐가고 있습니다. "아무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정부가 발표를 해 놓고, 실질적으로는 이용하려고 하니까 부딪히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 벽이 많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남는다는 전체 예산은 왜 부족해졌을까
이 서비스 예산은 국비와 도비·시비, 군비가 서로 매칭돼 편성됩니다. 그래서 전남광주특별시에도 물었습니다. 전남광주에서는 "국가가 '평균치 단가'로 예산을 분배해 준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주간 그룹형 서비스를 받을 발달장애인 1명이 최대로 요구할 수 있는 돌봄 시간이 일 8시간, 월 176시간인데, 이 최대치 176시간을 다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예산을 처음부터 정부가 주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단 화순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전남광주 내 다른 기초 지자체 예산을 일부 회수해다 화순군에 주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그 지자체가 다시 예산이 모자라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최소한의 것은 남겨둔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복지부에도 물었습니다. 뜻밖에도, 이 사업은 예산을 다 못 쓰는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아래에 다시 쓰겠지만, 돌봄 인력이 잘 구해지지 않다 보니 결국엔 예산이 남는다는 겁니다. 예산 부족은 A 씨의 상황, 즉 주간 그룹형에 주로 해당하는 이야기라고도 했습니다. 돌봄 난이도가 더 높다고 평가받는 24시간 개별형 서비스는 일하겠단 사람이 더 없으니 돈이 더 남고, 상대적으로 주간 그룹형에는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면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복지부는 7~8월 중 전국 지자체를 상대로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이 주간 그룹형에 대해서는 예산 부족을 호소해 와, 9월 중 지자체 간 서비스 유형별로 서로 남는 예산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설명을 다 듣고 보니 궁금한 점이 하나 더 남았습니다. 주간 그룹형 예산이든 무슨 유형이든, 애초에 이른바 '평균치 단가'가 아닌, 최대치로 예산을 배정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1명이 쓸 수 있는 서비스 시간이 최대 176시간이라면 176시간에 해당하는 서비스 단가를 계산해 예산을 편성하면 안 되냐는 건데, '재정 당국의 입장에서 전체 집행률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예산을 많이 받아놨다가 혹시라도 다 못 쓰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뜻으로 이해됐습니다.
2026년 이 서비스 사업 예산은 921억 원입니다. 그 가운데 주간 그룹형의 경우가 462억 원을 차지했고요. 2027년 정부 예산안에서 전체 사업비는 169억 원 늘어났습니다. 국회 심사를 거쳐봐야겠지만, 2027년 총 1,090억 원의 예산이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 서비스에 쓰일 예정입니다. 그 가운데 576억 원이 주간 그룹형을 위해 배정됐습니다. 분명히 전년 대비 총액이 늘어났지만, 예컨대 24시간형 예산이 남아도 주간 그룹형에 쓸 수 없도록 '칸막이'가 쳐져 있는 건 여전한 상황, 이번과 같은 문제가 앞으로는 절대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 않을까요.
돌봄 인력 채용은 기다림만이 방법일까
돌봄 인력이 잘 채용되지 않는 문제는 고질적입니다. 2024년 6월 이 서비스의 첫 시작부터 이 부분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일을 안 하겠단 사람을 억지로 일하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손을 들고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늘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셈입니다. 지난 6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보윤 의원실이 입수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운영 현황을 보면, 2026년 4월 기준, 24시간형 이용자는 158명, 주간 개별형은 318명, 주간 그룹형은 771명이 이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24시간형만 먼저 따로 떼어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24시간 일대일로 발달장애인에게 돌봄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이 경우엔 돌봄 인력들이 서로 교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 1명에 여러 명의 돌봄 인력이 조를 편성해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이죠. 정부가 잡고 있는 서비스 목표정원(발달장애인의 숫자)은 340명이고, 이들을 원활하게 모두 돌보려면 돌봄 인력 1,200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하고 있는 돌봄 인력 숫자는 541명에 불과합니다.
"현재의 목표 정원 미충족은 제공인력 부족과 기관의 사업 참여 저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한다는 복지부는, 이들에게 지급되는 전문수당을 월 20만 원으로 늘리면서 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지자체를 독려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업 시작 후 1년 여 뒤 이뤄진 모니터링 조사에서, 서비스 제공 인력이 돌봄 중 다친 경험(찰과상, 타박상) 등은 45.7%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사고에 대한 이 종사자들의 긴장감이 매우 크다는 응답도 69.1%로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돌봄의 난이도를 고려할 때, 처우 개선의 수준이 넘치도록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A 씨 어머니 역시 이런 걱정을 했습니다. 돌봄 인력도 각자 가정에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데, 이런 급여나 채용 상태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겁니다.
'돌봄 국가책임제', 아직 멀어보이는 그 약속
가족 돌봄자의 위기 신호를 포착하고 국가가 그 돌봄을 책임지겠다는 이런 문구들은, 적어도 A 씨에게는 아직 닿지 않는 듯해 보입니다. "예전에 비하면 복지가 엄청 많이 좋아지고 그걸 피부로 많이 느낍니다. (하지만) 저희 장애인이라든가 노인이라든가 이런 분들에 대해서 정부가 감당을 다 해줄 수는 없겠지만 발표는 그렇게(다 감당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솔직히 뭘 바라지를 못하겠어요. 인터넷 같은 데 들어가보면 우리가 정부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바라는 게 끝도 없다는 비난을 굉장히 많이 받고 있지 않습니까. 어떤 마음이 들었었냐면, 사실은 예전에 어떤 부모가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원이라고 얘기했던 게, 저는 어떤 마음이냐면, 애를 데리고 같이 죽을까 생각을 하는데, 그러면 저도 죄를 짓는 거 같아서."
만족도 높은 서비스... 완성도 높여가야
제도 설계에 참여했고 이 분야 연구를 거듭해 온 김미옥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제가 인터뷰한 가족들 중에는 (시설 입소를) 12번이나 거절당했던 분들도 계셔서 반복된 거절의 경험 속에 궁지에 몰려, 입에 담기 어려운 선택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고 털어놨습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르는 등 이웃과 함께 지내기 어려워 시골로 이사를 갔음에도 돌봄이 너무 힘들었던 한 부모는 "스위스에 가야겠다"고 불쑥 말을 꺼냈다고도 했는데, 이 서비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스위스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크게 돌봄 인력과 예산, 두 가지에 대해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김 교수는 '돌봄 인력 처우 개선'을 가장 처음 말했습니다. "충분히 좋은 일자리, 괜찮은 일자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고 가치와 소신을 가지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나누며 돌봄 인력에 대한 감사와 존중의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한 책에서, 우리 사회가 보장해야 할 4가지 권리를 밝힌 부분이 떠올랐습니다. 돌봄을 할 권리, 돌봄을 받을 권리, 돌봄을 하라고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부적절한) 돌봄을 받으라고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가 그 4가지입니다. 돌봄을 하라고 강요당하지 않으면서도 부적절한 돌봄이 아닌 돌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이 돌봄 인력의 소중함을 알고, 우리가 간혹 건넬 때가 있는 홀대의 시선을 달리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산은 일단 급한대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지 김 교수는 제안했습니다. 지금은 24시간형, 주간 개별형, 주간 그룹형 예산 사이에 '칸막이'가 쳐져 있는 상태입니다. 한 지자체에서 24시간형 예산은 남았는데 주간 그룹형 예산은 다 써서, 한쪽 예산을 한쪽에 넘겨주고 싶어도, 이를 지자체 차원에서 수시로 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중앙정부인 복지부에 이런 상황을 전달하고, 복지부는 이 정보들을 취합해, 예산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승인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교수는 "3가지 유형의 예산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장벽을 완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만 지금은 제도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장의 이야기와 근거에 기반한 제도의 고도화가 이후에도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축적되는 돌봄 수요와 공급 등의 데이터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환경에 가장 맞는, 발달장애인 이용자를 중심으로 하고 가족들의 돌봄 부담이 완화되는 방향으로의 제도로 완성도를 높여 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냥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던 어머니
10년 넘게 이 주제를 연구해 왔다는 김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한 가지만 더 말해도 되느냐며, 이 서비스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2년 여 가까이, 시범사업도 없이 출발해 현재의 성과에 이른 이 제도의 효과를 다시 한번 설명한 겁니다. 서비스 제공 기관에서 맞춤형으로 개별 일대일 돌봄을 제공하면서 이용자인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전행동이 줄어드는 등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겁니다. 돌봄 부담을 덜게 된 가족들의 행복감도 보인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최중증'이라는 표현을 써서 서비스 대상자를 국한해 보고 있지만, 먼 미래에는 굳이 '최중증'이라는 이름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다양성의 잣대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습니다. 우리 사회의 한 시민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앞서 읽었다는 책의 문구가 또 하나 떠올랐습니다. 개인과 가족을 동일시해서, '가족 돌봄'을 두고 '자립'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는 거였습니다. 사적 돌봄의 신화는 해체해야 하고, 그렇지 않는다면 공적 돌봄은 언제까지나 가족 돌봄을 보완하는 차원의 이류 대체물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도 책에는 담겨 있었습니다. 방송기사가 출고된 어제와 오늘에 걸쳐, 기사 하단에는 "가족이 해야지"라는 댓글과, 아마도 어머니를 향한 듯 "해주면 감사한 줄 알고, 안 해주면 네가 해"라고 말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가족 돌봄을 사회복지의 자산이라고 보는 순간, 국가는 사회복지를 게을리할 핑계를 얻게 된다는 책의 문구도 다시 떠올랐습니다. 국가가 책임진다는 건, 우리가 함께 짐을 나눈다는 걸 의미합니다. '피터팬 아버지'의 이야기가 '옛날옛날에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례적인 사례로 남지 않도록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모든 거시적인 이야기를 차치하고, 그런 의무를 나눠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A 씨 가족의 이야기가 우리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이 기사를 쓰는 데에 참고한 글
-보건복지부·전북대학교. 2024.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개발 심화 연구.
-보건복지부·전북대학교. 2025.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 모니터링 연구.
-우에노 치즈코. 2024. 돌봄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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