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귀연 부장판사
'룸살롱 접대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409만 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 부장판사에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다만 해당 접대와 판사 직무 사이의 관련성과 대가성은 입증되지 않아 뇌물죄는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공수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지 부장판사를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쯤 변호사 2명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예약제 주점에서 409만 원 상당의 술값을 결제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전체 술값을 3명으로 나누면 지 부장판사가 받은 향응은 136만 원 상당입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에게 한 차례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향응 제공자들이 변호사인 점을 고려해 재판 편의 제공 청탁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 수사했습니다.
하지만 접대 당시 지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에 이들이 수임한 사건이 없었던 점 등을 토대로 뇌물죄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2013년 수원지법 민사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일행 변호사가 수임한 1심 패소 사건의 항소심에서 승소 파결을 선고한 사례도 확인했지만, 접대 시점과 약 10년의 차이가 나는 점과 사건의 소가 등을 고려해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도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일행들과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토대로 추가 수사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이들이 같은 장소에서 모인 2차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공수처는 2024년 9월 지 부장판사를 포함한 5명이 같은 주점에서 약 416만 원 상당의 술값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1인당 향응액이 83만 원으로 100만 원 미만이고 직무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 사례는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지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습니다.
당시 지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검찰이 즉시항고하지 않고 석방을 지휘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구속 52일 만에 풀려났습니다.
의혹이 제기된 뒤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5월 지 부장판사를 뇌물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공수처는 같은 달 19일 고발 사건을 수사3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이후 법정에서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동석자 2명과 찍은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지 부장판사의 택시 호출 기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주점 업주의 금융 계좌와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되자 업주와 참고인들을 설득해 금융 거래 자료와 주점 방문·결제 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확보했습니다.
공수처는 이를 토대로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지 부장판사와 향응 제공자 등을 소환 조사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하며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7월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사건 처리 방향을 심의했습니다.
이후 법리 검토를 이어오다 사건 배당 473일 만인 오늘(4일) 지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하고 뇌물 수수 등 나머지 혐의는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공수처는 "앞으로도 계속 고위 공직자의 부정부패 사건을 엄정히 수사함으로써 공직 기강 확립에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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