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달러짜리 전자시계 차고 우승하는 크리스티안 파체코
페루의 정상급 마라톤 선수가 단돈 22달러(약 3만 원) 짜리 저가 전자시계를 착용하고 국제대회에서 우승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육상 전문 매체 러너스 월드는 3일(한국시간) "크리스티안 파체코는 지난 1일 멕시코시티 마라톤에서 카시오 사의 F-91를 착용하고 2시간 10분 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고 전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시계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심박수 측정, 페이스 측정 등 스마트 워치가 흔히 제공하는 기능이 없고, 스톱워치는 59분 59초까지만 측정할 수 있어 마라톤 완주 기록을 직접 측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파체코가 스마트 워치 대신 저가 전자시계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것은 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보다 자신의 페이스 감각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경기 후 "코스가 매우 복잡했지만, 충분히 분석했다"며 "32㎞ 지점부터 가파른 경사와 높은 고도 때문에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는데, 훈련을 통해 익힌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 워치가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 훈련을 통해 몸에 익힌 감각을 바탕으로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5만 달러와 더불어, 공교롭게도 우승 부상으로 고가의 스마트 워치도 받았습니다.
최근 마라톤계에서는 파체코처럼 스마트 워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기 몸 상태와 감각에 집중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 워치가 제공하는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오히려 경기력이 떨어지는 사례가 나타났고, 기기의 데이터를 맹신하다가 경기 흐름과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도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다수 엘리트 선수는 가볍고 상용화된 일반 스마트 워치를 차고 뜁니다.
호주 매체 라이프 해커에 따르면, 지난 4월 2026 런던 마라톤에서 인류 최초로 2시간의 벽을 깨고 1시간 59분 30초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한 사바스티안 사웨(케냐)는 글로벌 스마트워치 브랜드인 가민의 포러너 55(167달러)를 착용했습니다.
1시간 59분 41초의 2위 기록을 쓴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는 코로스 페이스 3(199달러)을 사용했습니다.
2시간 00분 28초의 역대 3위 기록을 세운 제이컵 키플리모(우간다)는 삼성 갤럭시 워치 8(349달러∼429달러)을 착용하고 뛰었습니다.
이 매체는 "엘리트 선수들은 대부분 최첨단 최신 제품 대신 기성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며 "스마트 워치 기능에 의존하기보다 자기 몸 상태와 페이스를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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