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할 시간조차 없었다."
네팔 히말라야의 해발 약 5천200∼5천5400m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시작된 빙하 붕괴의 여파로 발생한 토석류(土石流) 등이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남부의 국경 관문까지 쏟아져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은 단 7분에 불과했습니다.
28일 중국중앙TV(CCTV)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수리부 청두 산지재해환경연구소에서 위성 자료와 현장 영상, 기상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판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소의 녜융 연구원은 현지매체 봉면신문에 "이번 재해는 네팔 고산 빙하지대에서 발생한 빙하 및 암석의 붕괴로 인한 것"이라며 "붕괴한 빙하가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마찰에 녹아 물이 됐고 이것이 빙퇴석은 물론 하천의 진흙과 모래를 휩쓸면서 막대한 양의 토석류를 형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자연자원부도 수백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티베트 산사태는 네팔 고지대에서 빙하가 붕괴한 뒤 계곡의 빙퇴석과 퇴적물을 긁어내며 토석류를 촉발해 일어난 '연쇄적 재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쓰나미가 몰려오듯 순식간에 휩쓸려온 막대한 양의 흙과 암석 덩어리에 인명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27일 오전 기준 티베트쪽 사망자는 3명, 실종자는 55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종자 중 절반에 가까운 260명이 외국인으로 분류됐습니다.
중국 자연자원항공물리탐사원격탐사센터 지질재해조사감시센터의 궈자오청 주임은 "계산 결과 토석류를 일으킨 붕괴한 빙하 쇄설류(碎屑流)의 이동 속도는 초속 50m에 달했다"며 "속도가 너무 빨라서 사람들이 대응할 시간이 없었고 영향 범위도 20여km에 달해 재해 피해가 매우 심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시속 180km의 엄청난 속도로, 일반적으로 폭우로 인해 발생하는 산사태에서 토석류의 속도는 시속 수십km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의 경우 '세계의 지붕'이라고까지 불리는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재해 발생 지점과 하류 사이의 고도차가 약 3천m에 달해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직격탄을 맞은 지역은 티베트 르카쩌시(시가체) 지룽현(縣)의 중국·네팔 간 국경 관문인 지룽 커우안(통상구)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티베트 자치구이지만 티베트의 중심지인 라싸에서는 약 830km 떨어져 있고 오히려 네팔 카트만두와 거리는 약 130km로 비교적 가까운 편입니다.
과거 중국과 네팔을 잇는 주요 육상교역로 중 하나는 장무 통상구였으나 이곳은 2015년 네팔 대지진의 영향으로 장기간 폐돼됐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성이 커진 곳이 지룽 통상구였습니다.
최근 10년 새 지룽 통상구 지역에는 물류단지와 화물 적치장, 주차장 등이 건설됐습니다.
자연히 유동 인구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서 남아시아로 통하는 관문으로 개발된 지룽 통상구 또한 이번 천재지변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완전한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에서 네팔을 거쳐 남아시아로 가려면 반드시 히말라야를 넘어야 하는데 교통로를 만들 수 있을 만한 지형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나마 교통로를 건설할 수 있는 협곡과 하곡 지형은 빙하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중국 수리부가 공개한 산사태 전후 위성 사진을 보면 건물들이 진흙에 뒤덮여 흔적도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또한 퇴적물이 물길을 막으면서 생겨난 '언색호'에 이미 저수량이 200만㎥에 달하며 향후 사흘간 비 예보로 300만㎥의 물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추가 붕괴와 하류 홍수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현재 르카쩌시 변경지역의 통행증 발급은 28일 오전 0시를 기해 중단된 상태입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