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관 입구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된 개들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아파트에서 개 수십 마리를 방치한 60대가 구속 상태로 법정에 이르러서야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선처를 구했습니다.
27일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동욱 판사는 A(64)씨의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 사건 첫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A씨는 201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자신이 소유한 여러 채의 아파트에서 개 18마리를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해 질병을 유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보석으로 허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는 정신질환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으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집을 모두 깨끗이 정리하고 정신과 치료도 성실히 받는 과정을 지켜본 뒤 선고해달라"고 변론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없고, 피고인의 형제들이 집 청소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보석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A씨가 약식 기소된 다른 사건의 기록도 살폈던 박 판사는 그를 향해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는데도 나가지 않고 결국 체포 영장까지 발부받아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느냐"고 꾸짖었습니다.
이어 "만약 석방되면 치료 잘 받고 집도 정리하실 거냐"라고 묻자 A씨는 "빨리 이행할 수 있도록 따르겠다"고 답했습니다.
A씨는 또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며 조용히 지내고 싶다"며 모친이 생전에 키우던 노견 1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개들에 대해서는 소유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하러 온 춘천시청 공무원들은 A씨가 비용 부담에 동의하면 시에서 우선 예산을 들여 집을 정리한 뒤 A씨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주거 환경 개선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그동안 자신이 소유한 춘천지역 아파트에서 수십 마리의 개들을 방치하면서 이웃들의 민원과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최근 3년간 춘천시청이 접수한 A씨 관련 진정 민원 또는 국민신문고 신고 건수는 총 27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화 민원의 경우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탓에 이를 더하면 실제 신고 건수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는 2023년 9월 A씨 동의를 얻어 쓰레기와 분변 등이 가득한 집에서 개 17마리를 구조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7마리를 구조해 보호 조치했습니다.
(사진=춘천경찰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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