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대홍수
"네팔에서 10년가량 살고 있는데 이런 규모의 홍수는 처음입니다."
차승원 네팔 한인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26일(현지시간) 네팔 북중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를 언급하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그는 "예전에도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의 국경 인근에서 홍수가 종종 나기는 했다"면서도 "이런 규모는 그동안 못 봤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산악 지역 고온으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 호수가 넘쳐흘렀고 9명이 숨졌습니다.
라수와 지역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 접한 국경 지역입니다.
현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카트만두에서 차로 반나절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차 회장은 "재외 등록 신청을 한 네팔 한인은 총 650명가량"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한인회 회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라수와 지역은 등록된 한인이 없는 지역"이라면서도 "수력 발전소가 있어 파견된 한국인들이 이번에 실종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네팔 경찰과 관광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전체 사망자 수는 22명이며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을 포함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한국 외교부도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도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트만두에 사는 교민 문 모 씨는 "현재 집계된 실종자 384명은 여행사 등을 통해 등록된 인원"이라면서 "피해 지역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가는 개인 관광객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씨는 홍수 지역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관광객이 많은 곳임을 감안하면 아직 파악되지 않은 추가 실종자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게다가 현지 보테코시강은 가장 긴 폭 500m 수준일 정도로 좁은 데다 이번 홍수 급류 속도가 현지의 콘크리트 다리를 무너뜨렸을 정도로 너무 빨라 실종자가 그대로 물살에 휩쓸려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씨는 "이번 홍수 물살이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늘 밤 (인도로) 국경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종자도 네팔 안에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안타까워했습니다.
또 "이번 홍수가 네팔에 비가 많이 와서가 아니라 중국 티베트 쪽에서 빙하 댐 같은 것이 갑자기 터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서 우리도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었다"며 "실종자 중에 우리가 아는 분들도 조금 있어서 다들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네팔 한인회는 주네팔 한국 대사관과 함께 한국인 실종자가 더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차 회장은 "한국대사관과 함께 네팔 지역마다 교민들이 안전한지, 연락 안 되는 분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는 뉴스 보도를 보고 파악한 한국인 실종자 8명 외 더 확인한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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