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헤이그 ICC 전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제재를 감행한 국제형사재판소, 즉 ICC 아카네 도모코 소장은 오늘 일본 기자클럽이 주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ICC는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아카네 소장이 지난 18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뒤 공개 석상에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카네 소장은 기자회견에서 법치주의 확립에 기여하기 위해 매진해 왔다며 "제재를 받을 만한 이유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제재로 인한 불이익에 대해 "가능한 한 저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ICC는 국제 범죄 피해자들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하고 미국의 이번 제재를 법치주의의 위기로 받아들여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는 모국인 일본 정부에 대해 제재 대상 지정 이후 지원해준 것과 관련해 감사를 표한 뒤 미국에 ICC의 중요성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아카네 소장 등 ICC 고위 인사 2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제재 발표가 나온 뒤 자국민 출신이 제재 대상에 올랐음에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아카네 소장 등의 제재가 알려진 이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소극적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어제(25일) "법의 지배를 중시해 온 일본의 입장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카네 소장은 일본 나고야 검찰관 출신으로 유엔 아시아·극동 범죄방지 연수소장 등을 거쳐 2018년 일본인으로는 세 번째로 ICC 재판관에 취임했습니다.
2023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 혐의 등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 등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심사를 담당한 뒤 러시아 내무부의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ICC의 존재 의의를 강조해왔고 2024년 3월 일본인 최초로 소장에 취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8일 "관할권에 동의하지 않은 국가의 당국자들을 조사, 체포, 구금 또는 기소하려는 ICC의 노력에 직접 관여해왔다"며 아카네 소장과 압둘라예 세예 수석 공판 법률가를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인 지난해 2월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 삼아 ICC 인사들을 줄줄이 제재하고 있습니다.
이란 전쟁 초기에 발생한 이란 여학교 오폭 사건 등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어 미국 안팎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ICC 길들이기'에 열을 올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ICC는 아카네 소장 등이 추가되면서 판사 18명 중 9명, 차장검사 2명 전원, 전직 검사장 1명과 직원 1명이 미국 제재 대상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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