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
이란과 오만이 최근 분쟁 여파로 통행이 제한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 재개를 위해 '임시 공동 해상 통로 개설'과 '기뢰 제거 공동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협상에서 오랜만에 진전이 나타났지만 문제를 최종 해결할 당사국인 미국과 이란의 적대적 관계가 여전히 최악이고 핵심 쟁점에 접점도 없는 터라 실효성은 불투명합니다.
현지 시간 25일 이란 외무부가 발표한 '이란-오만 공동 성명'에 따르면 이란을 실무 방문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행 및 관리 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양국은 최근 벌어진 전쟁과 그에 따른 파괴적 여파로 조성된 해협 내 정세를 감안해 실질적이고 실행할 수 있는 '단계적 프레임워크'를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임시 공동해상 통로 개설과 해협 내 기뢰 제거 공동 프로젝트 실행에 대한 합의가 포함됐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향후 영구적인 해상 통로 구축과 해협의 장기적 관리 방안을 비롯해 정보 교환 체계 구축, 해상 교통 관리, 관련 해상 및 보안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실무 기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란과 오만이 향후 30∼60일 안에 새로운 영구 항로를 협상하기 위한 추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란과 오만의 이날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 속에 나온 진전입니다.
중재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을 완화하고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전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 정도를 수송하던 요충인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사실상 봉쇄된 상태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올해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막았고 미국도 이란 해상을 역봉쇄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MOU에 서명해 해협을 열기로 했으나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갈등이 무력충돌로 번져 재개방은 없던 일이 돼버렸습니다.
해당 MOU에는 이란이 오만 등 걸프 연안국과 협력해 해협의 향후 관리 방안을 논의해 수립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날 합의로 중재 노력은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나 그 주변의 자유로운 통행 재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 원유 판매 허용 등 자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은 오히려 이란을 경제 제재 강화로 굴복시키겠다며 '경제적 왕따 작전'을 들고나왔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5대 핵심 분야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다른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대이란 제재를 전날 발표했습니다.
결국 대규모 제재가 발표된 지 하루 만에 나온 이란과 오만의 공동성명을 계기로 미국과 이란이 기존 종전 MOU 체제로 복귀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신중론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재개시키려는 중재국들의 움직임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이란을 방문하기 하루 전에는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이 이란을 찾았습니다.
오만과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에서 주요 중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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