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반(反)트럼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란의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이란 지도층이 다시 군사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현지 시간 25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습니다.
미국은 이란과의 대결 방식을 무력 전쟁에서 경제 제재로 전환하려 하지만, 이미 코너에 몰린 이란 입장에서는 다시 전쟁을 시작하더라도 사실상 잃을 게 없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국제정책센터의 이란 전문가인 시나 투시는 "미국이 이란의 남은 생명줄을 끊으려 제3국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할수록, 이란은 이 같은 조치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더욱 강력히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NYT에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 방침을 발표한 뒤 이란은 연이어 거친 반응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22일 이란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참여하는 어떤 국가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페르시아만 밖으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마지드 에븐 알레자 이란 국방장관 대행은 "국민의 생계와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압력은 전쟁의 일부"라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도 전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반응 수위는 현재 이란의 경제 위기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이란은 최근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경제의 근간인 석유 수출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란 리알화 가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던 지난해 12월 이후 추가로 41% 떨어졌습니다.
이후 일부 의약품 가격이 최대 500%까지 치솟는 등 물가가 급등하면서 많은 이란인들은 생필품 가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란 내 에너지 위기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최근 연료를 구하지 못해 주유소를 전전하며 길게 줄을 선 이란인들의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누가 고통을 더 오래 견딜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치킨 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이란의 최대 원유 구매국이자 주요 교역국인 중국이 대이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중국은 이전에도 다른 나라 기업들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를 거부했으며, 이를 외국 정부에 대한 부당한 통제와 압박 시도로 간주해왔습니다.
이란의 주요 무역 상대인 튀르키예와 이라크 역시 이란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이란 전문가인 엘리 게란마예는 "대부분 주요 금융기관은 이미 미국의 기존 제재를 준수하고 있지만,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국경을 넘나드는 관계와 그림자 사업 네트워크를 근절하기는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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