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두 달 앞둔 오는 9월부터 발효하기로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입니다.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에 맞서 캐나다는 현지 시간 25일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오는 9월 8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1월 3일 미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가량 앞둔 시점부터 관세가 적용되는 셈인데, 선거전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관세 충격을 집중시켜 정치적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캐나다 정부도 이번 보복 관세를 자국 기업 보호뿐 아니라 미국 내 정치적 압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날 보복 관세의 주된 목적은 캐나다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졸리 장관은 "미국 내 특정 주를 겨냥할 수 있는 제품들도 관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현명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지금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 관세 시행을 예고하면서 그 시점을 "9월 8일"이라고 말하는 대신 "노동절(9월 7일) 다음 화요일"이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노동절이 전통적으로 미 선거 전 '최종 스퍼트'의 시작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보복 관세 품목을 들여다보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지역을 겨냥한 흔적도 엿보입니다.
캐나다는 이번 보복 관세 대상에 가공치즈와 수산물, 세탁기·건조기 등 미국산 소비재를 대거 포함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가 선거 경쟁이 치열하거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생산업체들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WSJ은 위스콘신주의 가공치즈, 메인주의 수산물,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켄터키주의 세탁기·건조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습니다.
카니 총리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을 비판하면서 미국 내 지역과 노동자들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미시간, 오하이오, 켄터키, 앨라배마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노동자들은 최대 소비시장인 캐나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미 북부 지역의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이미 우려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메인주에서 재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캐나다 관세를 "실수"라고 공개 비판했습니다.
미시간주에서 자동차·관광·농업 부문 기업단체 연합을 대표하는 존 셀렉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최대 교역 상대인 캐나다와의 관세 전쟁이 자신들의 사업에 피해를 주고 비용을 증가시켜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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