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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코끼리 떼죽음 미스터리…토마토 살충제가 원인?

케냐 코끼리 떼죽음 미스터리…토마토 살충제가 원인?
▲ 케냐 암보셀리 국립공원의 코끼리들

케냐의 야생동물 서식지인 암보셀리 생태계에서 최근 코끼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과 관련해 농민들이 토마토에 뿌린 불법 살충제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당국이 시사하면서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25일(현지시간) 케냐 일간 피플데일리 등에 따르면, 레베카 미아노 관광·야생동물부 장관은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카지아도 카운티 키마나 지역 농민 등 4명을 체포하고, 독성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라벨 미부착 화학 물질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케냐야생보호청(KWS)은 집단 폐사한 코끼리들이 사이안화물(cyanide)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이안화물은 과거 살충제에 쓰였지만, 현재 독성물질로 규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케냐에서 금지된 살충제가 허술한 국경 관리를 뚫고 탄자니아 등에서 밀수되는 등 농가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키마나 지역 농민들은 코끼리 폐사와 살충제 사용을 연관 지어 동료 농민을 체포한 데 항의하며 24일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벌였습니다.

농민들은 해당 지역 다른 동물이나 가축에서는 비슷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먹이를 찾던 코끼리가 농장에서 농약에 오염된 토마토를 먹고 폐사했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또 이 지역에서 생산된 토마토를 먹은 사람이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보건당국으로부터 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체포된 농민들은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당국은 이번 사건 관련 정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5번째 용의자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케냐 당국이 농작물에 뿌려진 살충제 성분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에 접근하는 것에 일부 야생동물 전문가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폐사한 코끼리 사체를 먹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폐사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카지아도 카운티의 암보셀리 생태계 관리자인 조엘 니이카는 하이에나와 독수리, 자칼 등이 코끼리 사체를 먹었지만 단 한 마리도 폐사한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고 사체에 접촉한 파리나 곤충에서도 독성물질에 의한 쇼크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3t에 달하는 코끼리를 쓰러뜨릴 정도의 시안화물에 중독됐다면, 사체를 먹은 청소동물들도 2차 중독이 일어나거나 집단폐사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일부 수의학 전문가는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정부가 농약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출 경우 생물학적 위협을 차단하는 데 필요한 격리나 생물학적 감시 체계 구축이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KWS는 이달 초 전염성 질병을 시사하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아노 장관은 아직은 추가적인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정부는 수사와 사법 절차가 법에 따라 최종 결론에 이를 때까지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WS에 따르면, 6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암보셀리 국립공원 인근의 키마나 보호구역과 쿠쿠 랜치 지역에서 코끼리 15마리가 폐사했습니다.

10마리는 부분 마비 증상을 보이다 일어서지 못한 채 1∼2일 안에 죽었고, 나머지 5마리는 이미 폐사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이후 최근까지 3마리가 더 폐사해 지금까지 18마리가 폐사했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코끼리 보호단체 암보셀리재단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암보셀리 생태계에는 2천 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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