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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석유 수출길 살리려 '선박 전쟁보험' 추진

사우디, 석유 수출길 살리려 '선박 전쟁보험' 추진
▲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한 선박들 (자료화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수출길을 사수하기 위해 국가가 손실 위험을 일부 보증하는 방식의 '선박 전쟁보험'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최근 영국 보험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전쟁 및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보험사의 손실 위험을 일부 나눠지는 방식의 선박 전쟁보험 도입을 논의했습니다.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보험 풀'을 꾸려 선박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선박 나포나 미사일 공격 등 실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당 최대 1억 8천600만 달러, 우리 돈 약 2천315억 원 규모의 보험금을 보장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1차 보장은 민간 보험사와 재보험사들이 맡고, 피해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에는 국영 사우디 수출입은행이 '백스톱'(손실 보전 장치)을 가동해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을 지원하게 됩니다.

사우디 정부의 구체적인 위험 분담 규모는 아직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소식통은 협상 상황에 따라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사우디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의 경색,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의 홍해 위협 때문에 석유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은 사우디 관련 선박을 미국·이스라엘 자산과 같은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하기 시작했고, 사우디 선박 및 화물에 대한 보험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관련 보장을 제한하고 나섰습니다.

일부 보험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된 후 사우디의 핵심 수출 거점으로 떠오른 홍해의 얀부 항구 등에서 아예 선박 전쟁 보험 판매를 거부하고 있다고 FT가 전했습니다.

과거에도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보험을 이용하기 어려울 때 국가가 직접 나서 보험 풀을 설립한 전례가 있습니다.

영국 보험업계와 정부는 1993년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테러에 대비해 보험 풀을 도입했고, 미국도 2001년 9·11 테러 이후 유사한 제도를 운용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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