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초 국회에 제출됩니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여러 의견들이 수렴돼 보완 작업을 거쳐 최종안이 곧 확정될 전망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이번 세제개편안 발표에서도 뜨거운 감자는 단연 '부동산'이었습니다.
정치권도 연일 '비거주 1주택' 세 부담을 두고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주목받지 못한 일부 세제개편 항목들이 있습니다.
"자영업자 현실을 외면한 세제개편"
-소상공인연합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은 재정경제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일부 개편된 항목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이 향후 5년 간 약 7천 억 원에 가까운 세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어떤 세목들이 이런 영향을 미치는 건지, 소상공인연합회가 분석한 '2026 세제개편안에 따른 소상공인 영향'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신용카드 매출액 공제 '반토막'에 자영업자 반발…정부 "세수효과 4,740억 원"
소상공인연합회에서 크게 우려하는 항목은 크게 4가지입니다.
먼저 많은 자영업자들이 가장 크게 피부로 와닿는 건 '신용카드 매출액 공제 축소'입니다.
기존에는 연 매출이 10억 원 이하인 개인사업자들을 상대로 신용카드로 결제받은 매출의 1.3%를 부가가치세에서 차감해줬습니다.
하지만 이 공제율을 1.2%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공제 한도도 1천만 원에서 절반인 5백만 원으로 조정됩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한시 도입된 특례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입장입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지난 사전브리핑에서 "신용카드 이용 장려라는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한 만큼 우대 공제율을 낮추되 자영업자의 힘든 상황을 고려해 소폭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023년 신용카드·현금영수증 발행 세액공제액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연간 약 2천4백억 원 이상 부담이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공제 한도도 줄어들어 실제 부담 증가는 더 크다는 주장입니다.
한도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연간 매출액 기준이 7억 7천만 원에서 약 4억 2천만 원으로 낮아지는 겁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신용카드 매출 세액공제 개선으로 내년부터 5년간 세수 효과가 약 4,7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세액공제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공제율을 낮추는 것은 내수 침체와 고금리로 한계에 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사실상의 직접 증세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고용유지 과세 특례도 없앤다
'고용유지 중소기업 등에 대한 과세특례'도 폐지됩니다.
이 제도는 경영상 어려움 속에도 해고 대신 고용을 유지하면서, 대신 임금 총액을 줄이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특례입니다.
직원의 근로 시간을 줄이거나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겁니다.
정부는 2009년에 특례를 신설해 계속 일몰을 연장해왔는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적용 기한을 종료한단 방침입니다.
재정경제부는 앞으로 5년간 32억 원의 세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계에선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지면 고용 유지를 이어가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에 열린 중소기업 옴부즈만 간담회에서도 과세특례를 연장해야 한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메인비즈협회는 "최저임금이 11년 전보다 71.1% 상승하는 등 인건비와 고정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현행 공제 수준으로는 기업의 고용유지를 유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제율도 현행 10%, 15%에서 20%, 30%로 상향하고 적용 기한도 28년까지 연장해야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생맥주 주세 감면 끝…"결국 자영업자에 부담 전가"
앞으로 생맥주 가격이 상승할 거란 보도가 최근 많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지금까지 생맥주 유통에 있어 주세를 감면해주던 것을 올해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별도의 추출장치를 사용하는 8L 이상 용기의 생맥주에는 일반 맥주 세율의 80%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어려움을 겪던 주류 제조업자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습니다.
정부는 적용기한을 두 차례 연장했지만 이번 세제개편에서 7년 만에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주세율을 환원함으로써 5년간 약 460억 원의 세수효과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앞으로 주류 제조업자들은 생맥주 케그 20L당 5천 원가량의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부담이 결국 자영업자로 전가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생맥주 주세는 제조사에 부과되지만, 출고가 -> 도매 납품가 -> 음식점 매입가 순으로 전가돼 생맥주를 취급하는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음식점에서 20L 케그를 월 30통 씩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약 15만 원, 연간 180만 원의 원가 부담을 안게될 거란 겁니다.
외국인 근로자 소득세 특례 축소…"인력 이탈 가속화"
외국인 근로자 과세특례 소득세율도 상향됩니다.
일반 근로자들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외국인근로자들은 누진세율 대신 19%의 단일세율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선 단일세율을 19%에서 21%로 상향하기로 했습니다.
고소득 외국인 근로자일수록 19%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게 유리한데, 정부가 당초 과세특례를 도입한 취지도 우수한 외국인 전문 인력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재정경제부는 단일세율을 상향 조정함으로써 앞으로 3년간 1천 500억 원 수준으로 세수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24년 기준 과세특례 적용 인원은 연간 5,600명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외국인 전문인력을 고용하는 소상공인들이 채용 경쟁력이 낮아지고, 장기 근속 유인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차남수 정책개발본부장은 "제조, 외식업 등 소사업장에서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세제 혜택 축소는 외국인 근로자의 실수령액이 줄어들면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어 소상공인의 실질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상공인 세 부담 5년간 7천억 원 늘어날 것"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세수 효과가 약 2조 5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 추산했습니다.
세수가 늘어나면 정부 재정이 늘어나 민생, 복지 등에 지원할 돈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놓쳐서 안 될 것은 '누구에게 걷느냐'일 것입니다.
김재섭 의원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소상공인들의 세금 부담이 향후 5년간 7천억 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물가와 내수 부진, 원가 상승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재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은 세 부담을 늘릴 때가 아니라 오히려 덜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책 대상자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세제개편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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