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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변서 청게 잡으면 합법…소라 잡으면 불법?

제주 해변서 청게 잡으면 합법…소라 잡으면 불법?
▲ 제주 앞바다에서 잡은 청색꽃게

여름이면 제주 해변에서 물속에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해루질'하는 도민과 관광객입니다.

최근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청색꽃게(청게)잡이가 인기를 끌며 제주 바다가 더욱 북적이고 있습니다.

해루질은 주로 밤에 불을 밝혀 물이 빠진 해변에서 어패류를 잡거나 불빛에 몰려드는 물고기를 잡는 행위입니다.

수중레저활동법에 따르면 해루질은 수산물을 채취해 판매하는 상업적 목적의 행위가 아닌 비어업인의 취미, 즉 레저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해루질을 하기 전, 먼저 누구나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유수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양식장 근처나 팻말이 세워진 어촌계 마을어장은 주민들의 생계 터전이므로 무단출입해서는 안 됩니다.

청게는 외래종이기 때문에 해루질에 별다른 제한이 없지만, 양식 전복이나 소라 등은 채취할 수 없습니다.

선박 통행이 잦은 항만구역의 경우에는 해루질 전에 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실제 지난 6월 20일 오후 10시 30분 서귀포경찰서 소속 40대 A 경사가 허가받지 않은 채 제주시 한림항 주변 바다에서 문어 등을 잡다 적발돼 과태료 90만 원 처분을 받았습니다.

물때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지난달 4일 오후 10시 29분 서귀포시 성산읍 한도교 인근 해상에서 청게잡이를 하던 20대 남성 2명이 고립됐다가 해경에 의해 구조됐습니다.

이들은 청게잡이를 하다 물이 차오르는 속도가 빨라지자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경에 신고했습니다.

다행히 이들은 해경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금어기인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금어기에 수산물을 불법으로 채취하면 수산자원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해루질할 때는 뜰채나 집게 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집어등이나 동력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해루질을 놓고 해마다 어촌계와 비어업인 간에 빚어지는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해녀 등 어촌계는 "마을 어장 수산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해루질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해루질 동호회나 레저업계에서는 "바다가 어촌계 것이냐"며 레저활동인 해루질 등에 대한 제한 조치가 과도하다고 맞섭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적이 드문 해안가에서 해루질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 때문에 갈등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21년 4월 전국 최초로 해루질을 해가 뜨기 30분 전부터 해 진 후 30분까지로 제한하는 '비어업인 포획·채취의 제한 및 조건 고시'를 했습니다.

사실상 야간 해루질을 막은 것입니다.

또 해당 고시에서 '마을 어장 구역 내에서 어류와 문어, 게, 고둥 외에 종패를 뿌린 조개류와 해조류, 해삼 등 정착성 수산동물을 포획·채취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습니다.

제주도는 이 고시로 위반행위 55건에 총 4천4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6월 고시를 폐지했습니다.

해당 고시가 상위법에 근거가 없는 규제인 데다 수산자원관리법에 해루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처벌 규정이 없다 보니 갈등 민원이 접수돼도 제재할 방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루질 규제를 강화한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또다시 제주 앞바다에 변화가 예고됐습니다.

개정안에는 어구와 방법·수량 등으로 한정됐던 비어업인의 수산자원 포획·채취 제한 기준에 '시간'과 '장소'가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개정안은 내년 4월 시행됩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용역을 통해 시간과 장소를 어떤 기준으로 제한할지에 대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기준을 담은 시행령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제주도는 해수부 기준이 마련되면 이에 맞춰 야간 해루질 금지와 특정 구역 등 마을어업권이 있는 구역은 채취를 제한하는 등 제주 실정에 맞는 조례를 제정할 방침입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거에 지정한 고시처럼 채취 제한 수산물을 설정할 수 있을지는 해수부 시행령이 나와봐야만 안다"며 "시행령이 마련되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조례를 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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