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살해한 7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황당한 주장을 해 공분을 샀습니다.
"흉기는 부부관계를 칼로 베어낸다는 의미의 상징물로 지참했을 뿐"이지 범행을 위해 준비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75살 A 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딸의 집에서 자신의 아내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사건 전날 두 사람은 아내가 중고 플라스틱 서랍장을 집에 가져온 문제 등으로 말다툼했고 아내는 딸의 집으로 갔습니다.
다음 날 A 씨는 집에서 흉기를 챙겨 아내가 있는 딸의 집으로 향했고 아내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A 씨가 흉기를 휘두른 횟수는 88차례가량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직후 A 씨는 119에 직접 전화해 "사람을 죽였다"고 신고했고 경찰 조사에서 "죽일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A 씨는 순간적인 감정 폭발로 벌어진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미리 흉기를 챙겨간 점과 경찰에서의 진술 등을 근거로 '계획적 살인'이라고 판단해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 뒤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습니다.
A 씨는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흉기를 미리 가져간 이유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부부관계를 칼로 베어낸다는 의미의 상징물로 지참했을 뿐 범행 도구로 준비한 게 아니다", "확실하게 사망을 담보할 수 있는 다른 도구를 준비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해당 흉기를 범행도구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부관계의 상징물로 지참했다는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미리 준비해간 흉기가 범행에 사용됐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또 자녀와 그 가족의 집에서 너무나 소중한 피해자를 살해하고도 범행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8년이 그대로 선고됐습니다.
(취재 : 심영구 / 편집 : 나홍희 / 디자인 : 이정주 / 제작 : 디지털뉴스부)
"흉기는 그냥 상징물"…아내 88차례 찌르고 황당 주장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