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급증한 세수를 떼어내 미래 성장의 종잣돈으로 삼을 수 있도록 새 기금을 만듭니다.
늘어난 세수를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투자하자는 취지입니다.
경기 부양이나 소비성 지출에 소진하거나 빚을 줄이는 데 우선적으로 쓰기보다 더 큰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국세의 5분의 1가량을 자동 할당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은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도록 55년 만에 대폭 개편합니다.
대신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를 강화해 교육 시스템의 균형 있는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처 장관은 오늘(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주재한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이런 계획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기획처가 밝혔습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으로 생긴 '추가세수'를 따로 적립해 활용할 수 있도록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합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남을 때 저장해 두었다가 부족할 때 쓸 수 있는 '재정 곳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급격히 증대되는 세수를 적립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이를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을 완화하는 재정안정화 장치로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잠재성장률이 반등을 꾀하고 회계연도 중간에 발생한 예측하지 못한 정책 수요에 대응합니다.
취업·주택 마련·결혼·출산·양육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종합적으로 지원합니다.
인공지능(AI), 3대 메가프로젝트, 소형모듈원자로(SMR)·핵융합·첨단바이오 등 7대 SEED(씨앗) 프로그램에 과감하게 투자해 성장 동력으로 삼습니다.
지방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 균형 성장을 촉진하고, 첨단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국외 인재를 데려올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합니다.
미래대응기금은 추가세수를 주축으로 만듭니다.
추가세수는 다음 연도 예산안의 내국세 세입예산이 내국세 '추세치'를 웃도는 경우 이 추세치를 상회하는 만큼의 재원을 의미합니다.
추세를 판단할 때는 내국세 결산액의 최근 10년 연평균 증가율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추세치를 넘는 내국세는 추가세수로 간주해 일반회계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입시킵니다.
반대로 내국세가 추세치보다 적으면 미래대응기금의 자금을 일반회계로 전출시킵니다.
이런 식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재정 변동성을 줄이는 안전판으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입니다.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 재원 및 여유자금 운용수익도 기금의 수입으로 삼습니다.
세입 재추계로 변경된 내국세 세입예산이 기존 내국세 세입예산보다 늘어난 경우 그 증가분에 해당하는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잔여재원 채권이나 주식 등 유망자산에서 얻은 투자이익 등도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으로 활용합니다.
기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재정경제부가 산출하는 국세수입 전망 등을 반영해 다음 달 초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할 때 공개합니다.
다만 대략적인 기금 규모를 가늠해 볼 수는 있습니다.
정부가 설명한 조성 방식과 개요를 토대로 계산하면 2027년 추세치는 370조 원 수준입니다.
지난달 박홍근 장관은 2027년 국세 수입이 500조 원+α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국세 수입 중 내국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88~89% 선이었는데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추가세수 규모는 60조~70조 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반도체 호조로 세수가 더 늘어나는 경우 미래대응기금이 100조 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만약 국세수입이 600조 원까지 늘어난다면 추가세수는 160조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미래대응기금도 그만큼 커집니다.
최근에는 법인세가 늘면서 국세 중 내국세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이고 9월 말쯤 발표될 초과세수까지 더하면 기금이 200조 원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기획처가 관리주체로서 기금의 전반적인 운용을 담당하고 유관 부처가 기금 재원을 활용해 소관 재정사업 직접 수행합니다.
여유자금은 전담운용기관을 통해 운용해 수익을 냅니다.
현재 내국세의 19.24%를 지방교부세로 하고 있는데 미래대응기금 신설에 따라 이를 산정하는 모수가 바뀝니다.
앞으로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뺀 뒤 그 나머지의 19.24%로 합니다.
모수는 바꾸고 연동 구조는 유지하는 것입니다.
미래대응기금에 설치된 지방계정을 활용해 지역 성장 거점을 만들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등 지방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제 성장과 학령인구 감소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해 교육교부금을 대폭 개편합니다.
현재는 내국세의 20.79%를 배정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3년 연평균 경제성장률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의 35%를 반영해 금액을 산정합니다.
1972년 시작한 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구조가 막을 내리고 내년부터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호황으로 급증한 세수가 일률적으로 교육교부금에 반영되지는 않게 됩니다.
하지만 교육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계속 늘어납니다.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래대응기금 내에 설치할 교육·인재 계정의 수입으로 삼아 주로 영유아 및 고등·평생교육에 사용합니다.
유치원·초중고·특수 교육에 주로 사용된 교육교부금을 재편해 다양한 교육 분야에 쓸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는 셈입니다.
교육교부금이 감소할 때 보전하거나 우수 인재 유치 및 국가인재 유출 방지 등 교육·인재에 관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는 데도 씁니다.
만약 교육교부금 액수가 전년보다 감소하면 그 차액을 보전하여 총액이 줄어들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안을 교부금법에 명시합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나 경제와 세수 여건 변화 등 달라진 교육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 교육,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여 생애 전 단계에 걸친 교육 발전을 이루어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육감들과 교육단체 등은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전국 3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편안 백지화를 촉구했습니다.
긴급행동은 "20.79%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 교원, 학부모, 교육노동자, 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전국 시도교육감 모임인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공동입장문을 내고 "미래교육과 학교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며 교육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우려와 반발에 박 장관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장관으로서 다시 한번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 결코 유·초·중등 우리 아이들의 교육 예산이 줄어들 일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정부는 일련 계획을 담은 패키지 법안을 마련한 뒤 입법 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내달 3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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