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부산 북항에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투입될 극지 운항에 적합한 내빙 성능을 갖춘 2천800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가 정박해 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시범 운항 사업을 두고 서방 국가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한국시간) 보도했습니다.
한국 선박이 북극항로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러시아의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서방 우방국들과의 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서방 외교관들은 한국이 최근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측과 협의하고 선박 항해 허가를 받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우리는 러시아를 고립시키길 원합니다. 우리는 (한국과) 러시아와의 관여를 원치 않는다"고 로이터에 말했습니다.
이러한 우려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국 선박의 북극항로 항해 시도가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 선박이 러시아 측 북극항로에 진입할 경우 러시아로부터 항로 안내 및 기상 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는 규모가 작긴 해도 제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북극항로의 상업적 가치에 대해서도 일부 회의론이 제기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직 해군 장교인 최혜원 씨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북극항로는 얼음이 녹는 하절기 3개월에만 운항이 가능하다며 "우리는 북극항로를 1년 내내 이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 씨는 지난해 학술지 '해양정책연구'에 발표한 논문에서 북극항로 내 선박 규모 제한과 보험료 등의 요인으로 단위 운송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에 따라 바다 얼음이 녹는 기간과 범위가 확대되면서 북극항로의 경제적 이용 가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진영구축 심화 속에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해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북극항로는 서방에 심각한 안보 문제로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극항로를 통해 부산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간 운항 거리를 기존 수에즈 운하 경로 대비 35%가량 감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극항로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한 역점 사업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을 시작해 2030년 북극항로 상업 운항을 실현한다는 목표로, 오는 22일 국내 첫 시범 운항을 위한 컨테이너선을 띄울 예정입니다.
부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팬스타라인닷컴의 '팬스타 아크로' 호는 부산항을 출항해 베링해협과 북극해를 거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운항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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