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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 편지 제자와 수업하라니"…분리 겉돈 '1인 교과'

"성욕 편지 제자와 수업하라니"…분리 겉돈 '1인 교과'
▲ 교실 칠판

자신이 담임을 맡은 고등학교 2학년 제자로부터 성적인 표현이 담긴 편지를 받는 등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가 문제의 학생을 계속 교육해야 하는 일이 벌어져 교원단체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교원단체는 교권침해 결정에도 학생과 피해 교사의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되지 않아 결국 피해자가 교실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어제(19일) 경기교사노조에 따르면 도내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인 A 교사는 6월 22일 같은 반 제자인 B 군으로부터 성적인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았습니다.

편지 안에는 교사 이름을 존대하지 않고 34회 지칭하며 "교사와 성욕과 관련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상상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학생의 일방적인 애정 표현과 함께 교사에게도 같은 감정을 요구하는 협박성 문구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B 군은 편지를 주기 며칠 전 종례 후 A 교사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교무실까지 따라가고 퇴근하려는 교사를 막아서는 등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하기도 했습니다.

피해 교사의 신고를 받은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 달 16일 심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A 교사의 신고 사안을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하고, 해당 학생에 대해서 학급교체와 특별교육 8시간 이수 조치를 했습니다.

그러나 B 군이 A 교사가 담임인 학급에서 다른 학급으로 교체됐음에도, 학교 내 A 교사와 B 군 간 실질적 분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A 교사가 담당하는 과목은 A 교사 혼자 맡고 있어, 다른 반으로 교체된 B 군을 상대로 계속 수업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A 교사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B 군이 선택과목을 변경하거나 온라인 보충 교육 과정을 통한 과목 수강, 또는 시간강사 채용 등 대안을 학교 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A 교사는 지난 18일 개학을 맞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병가를 내야 했습니다.

A 교사는 이날 전화 통화에서 "편지를 읽고 나서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고 한동안 헛구역질하는 등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컸다"며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으로 학생을 마주치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좀 진정됐는데 개학 이후에 그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다시 헛구역질이 올라온다"고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제가 피해 교원으로 인정받았음에도 가해자의 권리가 우선시된 상황"이라며 "저와 같은 1인 교과 선생님들은 교권 침해를 당해도 강제 전학 외에 보호받을 방법이 없다는 불합리한 제도는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가 단위 학교 교장 재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도 교권보호 제도의 사각지대"라며 "교권보호위 심의가 끝났다는 이유로 학교, 지역교육청, 도교육청 어느 기관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버려진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교사노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현행 피해교원 보호체계의 공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수업 동선을 분리하는 등 현실을 반영한 법적,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육 당국은 이 사건 피해 교원에 대해 교권보호전담관을 배정하기로 했습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22일 교권보호전담관 발대식을 마친 뒤 다음 주 중으로 피해 교사에게 전담관을 긴급하게 배정해 도움을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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