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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인의 문제적유럽] 이민청·교육부·국세청까지 싹 털렸다!…해킹 피해 '세계 1등', 프랑스의 민낯

00:00 인트로
00:07 국세청 '탈탈 털린' 프랑스 '발칵' 
02:38 털리고 털리고 또 털리고    
04:22 해킹 사고는 미국 제치고 1위?
05:34 프랑스, 어쩌다 해커들의 먹잇감이 됐을까?

파리입니다. 오늘은 해킹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이긴 한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해서 소개를 좀 해드리겠습니다.

1. 국세청 '탈탈 털린' 프랑스 '발칵'  
프랑스 국세청이 털렸습니다. 금고가 털린 건 아니고 정보 보안이 뚫려서 납세자들의 개인정보가 털렸습니다. 67만 8천 명이 피해를 봤습니다. 이름, 전화번호 수준이 아니라 소득, 세율, 가족 구성 등등 세금 관련 구체적인 정보가 털렸습니다. 어처구니없는 건 이걸 확인한 게 지난 6월 말입니다. 두 달 전인데 이걸 사람들한테 알린 게 지난주였습니다. 그것도 국세청에서 스스로 알린 게 아니라 해킹한 범인이 "나 프랑스 국세청 해킹했고 67만 8천 명 정보 빼냈고 그거 다크 웹에 판매할 거다"라고 지난주에 공개하고 나서야 '어 그러네? 우리 정보 털렸네?'라고 확인을 한 겁니다. 부랴부랴 조사를 해보니까 6월 말에 외부 공격 흔적이 있었던 건 확인을 했답니다. 그래서 외부 침입은 차단을 했는데 차단만 해 놓고, 유출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뭉개고 넘어간 겁니다. 범인이 안 들키려고 한 번에 왕창 빼간 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빼가서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라는 게 국세청의 변명 중 하나입니다. 뒤늦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해커는 며칠 전에 해당 정보를 다크 웹에서 2명한테 팔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돈도 수천 유로, 우리 돈 몇백만 원, 천 몇백만 원 정도 됩니다. 다른 수요자가 있어서 계속 접근을 하고 있다고도 말을 합니다. 국세청은 유출자 전원에게 연락을 해서 이 사실을 알리고 주의를 알리겠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행정 느리기로 소문난 프랑스가 얼마나 빨리 움직일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게 문제가 세무 정보를 매우 구체적으로 가져갔기 때문에 그냥 단순한 피싱보다 훨씬 정교한 사기를 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당신 소득세가 얼마가 나와서 얼마 전에 얼마를 납부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얼마의 환급금이 나오게 됐습니다. 환급금을 지급받아 가세요"라고 말입니다. 여기서 내가 낸 소득세 액수와 날짜를 정확하게 말을 하면 '어? 이건 국세청이구나' 라고 속기가 쉬운 겁니다. 그래서 환급 신청 링크를 누르는 순간 진짜 계좌가 털리는 피해가 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난이도 높은 사기를 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난리 난리가 났을 겁니다. 실제로 그런 피해가 1건이라도 났다면 국세청장이 자리를 지키기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2. 털리고 털리고 또 털리고 
그런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건 또 따로 있습니다. 이게 한 번이 아니라는 겁니다. 프랑스에선 요즘 정말 심심하면 걸핏하면 공공기관 국가정보 사이트가 털립니다. 올해만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월 프랑스 이민청이 털렸습니다. 외국인 서류 210만 건이 유출됐습니다. 3월 프랑스 교육부가 털렸습니다. 교사 24만 3천 명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4월 교육부가 또 털렸습니다. 학생 35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여기엔 성적표 720만 건도 포함이 됐습니다. 4월엔 또 ANTS라고 국가공식증명서 발급기관이 해킹당했습니다. 계정 1170만 개가 털렸습니다. 운전면허증, 여권, 외국인 체류증 등 각종 신분증을 포함해서 정부 인증 서류를 발급해 주는 기관이 털린 겁니다. 6월엔 정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암호 메신저가 털려서 공무원 7만 3467명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그리고 7월엔 교육부가 또 털렸습니다 올해 한 세 번째인데 이번엔 피해 규모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6월에 털렸지만 8월에 발표된 이번 국세청 해킹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실 지난 4월 ANTS 해킹 사건은 파장이 컸습니다. 내 신분증을 누가 위조해서 들고 다닐 수 있는 상황이어서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습니다. 저 때 저거 고친다고 한 달 넘게 사이트가 또 먹통이 됐습니다. 그것도 불편했습니다. 저도 그때 운전면허증 신청했던 상태였는데 보통 6개월 걸린다는 면허증 발급이 저것 때문에 또 더 미뤄졌었습니다. ANTS 해킹 사건 이후에 프랑스 정부가 2억 유로, 우리 돈 약 3200억 원을 써서 보안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털렸던 교육부는 또 털렸고 심지어 이번에는 국세청까지 털린 겁니다.

3. 해킹 사고는 미국 제치고 1위?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프랑스가 불명예 기록을 또 하나 추가하게 됐습니다. 프랑스는 해킹 피해 건수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털린 계정 수로 2024년엔 세계 4위였습니다. 그게 2025년엔 세계 2위로 두 단계 상승을 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2,345만 건이 유출됐습니다. 역시 세계 2위입니다. 1위는 어디냐? 6천만 건으로 미국입니다. 미국도 뭐 그렇게 잘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게 미국이 프랑스보다 인구가 5배 정도 더 많아서 절대치가 높아지는 오류를 좀 보정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인구 10만 명당 해킹 발생 건수로 계산해보면 프랑스는 35,164건 미국은 17,637건입니다. 미국이 프랑스 절반 아래로 줄어듭니다 압도적 1위가 프랑스가 되는 겁니다. 이미 유럽에서 발생한 해킹 사고 중에 절반이 프랑스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킹 사고만 놓고 보면 프랑스가 유럽 1등을 넘어서 세계 1등이 된 셈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3천만 개가 넘는 계정이 털린 역사적인 쿠팡 해킹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프랑스의 3분의 1, 2분의 1 수준 이하였고 특히 정부나 공공기관 해킹은 훨씬 더 미미했습니다.

4. 프랑스, 어쩌다 해커들의 먹잇감이 됐을까?
그럼 왜 이렇게 프랑스가 해커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고 심심하면 털리는 허술한 창고가 돼버렸을까요? 여기선 여러 가지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납득이 됐던 건 이거였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해서 유럽이 디지털화에 뒤처져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뒤늦게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 사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건 우리나라보다 더 편하다 싶은 것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앞단은 서둘러서 디지털화를 하고 있는데, 그걸 지키는 뒷단은 관리가 부족했다는 겁니다. 게다가 이용하는 공무원들도 보안 의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가 않아서 접속 정보 같은 게 유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에 손쉬운 먹잇감이 돼서 해커들이 여기저기 털고 있는 겁니다. 프랑스는 내년 출범을 목표로 국가디지털청 같은 걸 만들려고 합니다. 기존의 보안 관련 기능들을 흩어져 있던 걸 한데 모아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과연 해킹 피해 세계 1등 국가라는 프랑스가 그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입니다.

(취재 : 권영인,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홍진영,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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