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야 아히르가 구금된 시위대를 태운 경찰 버스를 한 손으로 막아선 모습 (사진=X)
최근 의과대학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계기로 불공정에 반발한 Z세대(1995∼2007년생) 온라인 단체의 대규모 시위에 참여한 인도 여성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성희롱 등 모욕을 당하고 있습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모델 겸 배우로 활동하는 리야 아히르(27)는 지난달 Z세대 정치운동 단체인 '바퀴벌레국민당'(CJP)의 대규모 시위에 참여했다가 화제가 됐습나다.
구금된 시위대를 태운 경찰 버스를 당당하게 한 손으로 막아선 모습이 사진에 담겨 온라인에 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후 아히르는 온라인에서 당시 옷차림이나 엉덩이를 다소 뒤로 뺀 모습 탓에 "몸매를 과시하고 있다"고 비난받았습니다.
그가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서 149루피(약 2천200원)를 받고 성적 콘텐츠를 팔았다는 허위 내용이 유포되기도 했습니다.
NYT는 이 같은 행위가 힌두 민족주의 사상을 주창하는 익명의 계정들에 의해 벌어졌다고 전했습니다.
아히르는 NYT에 "(예상치 못한 주목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증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그들은 나를 악마화하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의 신뢰성을 훼손하려고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인도 여성들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까지 현지 경찰관의 협박을 받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인도 경찰관들은 델리에서 대학원에 다니는 학생 운동가인 다니시 알리의 친척 집에 찾아가 "수사하고 있다"고 말하거나 그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딸이) 학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겁을 줬습니다.
최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인 인도국민당(BJP) 소속 국회의원 칸가나 라나우트도 이른바 서구화된 인도의 젊은 여성들을 비판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그는 젊은 인도 여성들을 '하수구 세대'라고 부르며 "사회에 기여할 게 아무것도 없고 주부가 되기에도 부적합하다"고 비난했습니다.
앞서 모디 총리도 여성 시위자들의 욕설을 언급하며 "이 나라의 딸들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문화적 충격"이라고 말했지만, 그들과 함께 구호를 외친 젊은 남성들을 향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Z세대 시위 참가자들 가운데 유독 여성을 향한 공격이 벌어지는 이유는 인도 사회에 깊게 뿌리 내린 여성 차별 의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NYT는 이를 가부장적인 인도 사회에서 신념을 지키려는 여성들이 감수해야 하는 추가적 위험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아히르는 "'널 보면 산산조각 내버리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내 나라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싶다면 정말 (온몸을 감싸는 인도 전통의상인) '사리'를 입어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CJP는 지난 5월 실업 상태인 젊은이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논란성 발언이 알려진 뒤 만들어졌습니다.
마침 '전국 의대 (학부) 입학 자격(NEET) 시험'을 앞두고 문제 유출 의혹이 불거졌고, CJP는 수도 뉴델리에서 두 달 가까이 시위를 주도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끌어냈습니다.
한편 전날 BJP는 2015년부터 10년 넘게 SNS 전략을 이끌어 온 책임자를 교체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역대 최연소로 취임한 니틴 나빈(45) BJP 대표의 첫 조직 개편으로 2029년 총선을 앞두고 Z세대 유권자들과 온라인 소통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됩니다.
CJP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2천만 명을 넘었지만, 자칭 세계 최대 정당이라는 BJP의 팔로워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70만 명입니다.
(사진=X,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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