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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아파트 산사태, 6년 전에도 발생…산 아래 주거지 '경고등'

거제 아파트 산사태, 6년 전에도 발생…산 아래 주거지 '경고등'
▲ 지난 17일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차량이 파손돼 있다.

지난 17일 기록적 폭우로 경남 거제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6년 전에도 거제에서 비슷한 사고가 난 점을 고려하면 산 아래 주거지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제(18일) 거제시 등에 따르면 2020년 9월 7일 오전 문동동 한 아파트 106동 앞 절개지 산이 집중호우에 흘러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태풍 '하이선'이 몰고 온 비구름 영향으로 거제시에는 9월 6일 0시부터 7일 오전 9시까지 189㎜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거대한 천둥과 함께 토사 수백여t이 아파트 쪽으로 쏟아지면서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습니다.

다행히 관리사무소 안내 방송을 듣고 주민들이 대피하면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90여 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습니다.

이번 산사태 역시 산 아래 건축된 아파트 주변 절개지에서 집중호우를 견디지 못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발생했습니다.

대부분 잠이 든 오전 4시 42분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하면서 1층에 거주하던 20대 1명이 숨지고 역시 1층에 살던 2명은 출동한 소방당국 등에 구조됐습니다.

산사태 당시 거제시에는 광복절 연휴 3일간 700㎜ 이상 집중호우가 내렸습니다.

특히 16일 밤∼17일 새벽 사이 400㎜ 이상 극한호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컸습니다.

사고가 난 104동 뒤쪽으로는 산사태를 막기 위한 옹벽이 있었지만, 높이는 1.5m에 불과했습니다.

1994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실시한 안전진단 점검에서 B등급을 받았습니다.

당시 옹벽 상태를 포함한 안전진단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제시 관계자는 "옹벽 높이는 토압을 받을 수 있는 응력 등을 감안해서 설계한 것으로 구조적인 문제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안전진단에서 통상 옹벽 상태를 점검하지만, 그 지반까지 점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고가 난 곳은 산사태 위험이 큰 곳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산사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 지역은 산사태 위험지도상 1등급이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산사태 위험지도는 과거 산사태 발생 이력과 지형 등을 기반으로 산사태 발생 확률을 예측한 것으로, 100㎡ 격자 단위로 분석해 5등급까지 나눕니다.

다만 이곳은 산사태 등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곳을 지정해 정부가 예방 조치하는 산사태취약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거제지역 대다수 아파트가 이번 사고가 난 곳처럼 산과 절개지 주변에 건축돼 있다는 점입니다.

거제는 섬 전체 면적의 약 70%가 경사로 이뤄져 있고 경사가 매우 가파른 산지들이 섬 중심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산지 하단부 경사면을 절개하거나 개간해 아파트와 도로 등을 조성한 곳이 많습니다.

이번처럼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사면이 붕괴하기 쉬운 구조인 셈입니다.

사고 당일 현장을 방문했던 박완수 경남지사는 18일 도청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완전히 절벽인 거기에 아파트가 건립됐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추가 산사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기후에 맞는 산사태 예보 시스템도 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동엽 대구대 산림자원학과교수는 "산사태 예보 체계는 과거 사례와 강우 정보 등을 토대로 구축돼 있어 기후환경이 변하는 요즘 상황에서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처럼 200년 만에 한 번 나올 법한 극한폭우가 내리는 상황에 맞게 예보 체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분들도 안전사고에 대한 자각을 높여 함께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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