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채색화의 독보적인 지평을 열어온 이해경 작가가 7년 만의 개인전을 엽니다.
한국 채색화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출발해 조선시대 신사임당의 초충도로 이어지며, 섬세한 자연 관찰과 생명 존중의 미학을 토대로 발전해 온 우리 고유의 회화 전통입니다.
20세기 들어 천경자 화백의 강렬한 색채와 상징적 표현으로 현대적 변용을 이뤄냈고, 이제 이해경의 화면 위에서 자연의 깊은 생명력과 서정성을 품은 현대 채색화로 다시 한번 꽃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작가의 대표 연작인 '초록서정'은 자연 풍경을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장지(壯紙)라는 전통 한지 위에 석채(石彩)와 분채(粉彩)를 무수히 겹쳐 바르는 정밀하고 인고에 찬 공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수 없는 붓질이 쌓이고 쌓여 형성된 깊고 아늑한 색면은, 초록의 색감과 식물의 생명력 속에서 감정의 치유와 밀도 높은 정서적 사유를 경험하게 합니다.
우리 산하의 다양한 야생화를 모티브로 한 작업은 작가가 지향하는 미적 세계와 삶에 대한 내재적 담론을 담아내는 서정적 조형 언어입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획득한 특유의 화법으로 자연을 통한 삶의 통찰을 드러내며, 한국화 특유의 관념성과 서정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통의 계승을 넘어 한국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해 한국 미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 채색화의 깊고 우아한 전통과 현대적 조형미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갤러리가이아 부산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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