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5월 이란과의 종전협상 과정에서 이란 측 공식 협상단의 실질적인 권한에 의문을 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수뇌부와 중재자를 통해 비밀 접촉을 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5월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반인 네치르반 바르자니를 비공식 채널로 활용해 혁명수비대 수뇌부와 접촉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당시 미국과 이란은 휴전에 동의한 뒤 종전 협상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백악관은 5월 초 합의가 임박했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이란이 답변을 열흘 이상 미루자, 이란 측 협상단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에게 합의를 타결할 실질적 권한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전쟁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등 이란 수뇌부 인사들이 사망하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안보 및 외교 정책 결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상황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백악관은 이란 협상단의 결정권이 혁명수비대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는 판단 아래 혁명수비대 지도부와 소통할 비공식 채널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습니다.
이에 털시 개버드 당시 국가정보국장(DNI)은 5월 10일께 미국과 혁명수비대 지도부 양측의 신뢰를 받는 바르자니 수반에게 연락해 아흐마드 바히디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접촉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개버드 당시 국장은 바르자니 수반에게 이 같은 요청이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르자니 수반은 이를 받아들여 혁명수비대 측에 "바히디 장군과 직접 대화하고 싶다"고 요청했고, 5월 14일 혁명수비대 관계자가 암호화된 전화를 들고 쿠르드자치구역의 중심 도시 에르빌에 있는 바르자니 수반의 집무실을 찾았습니다.
바르자니 수반은 바히디 총사령관에게 이란 협상단과 같은 입장인지 물었고, 바히디 총사령관은 이란 협상단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르자니 수반은 이 같은 혁명수비대 입장을 개버드 당시 국장에게 전했고, 개버드 당시 국장은 백악관에 이를 보고했습니다.
이후 백악관은 한발 더 나아가 바르자니 수반에게 에르빌에서 미국과 이란 간의 고위급 비밀 회담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란 측은 회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협상단이 에르빌에 머물거나 이동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암살을 시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국 에르빌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와 향후 협상에서 직면할 핵심 과제는 실제로 실권을 쥔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바르자니 수반은 최근에도 백악관에 미·이란 협상을 돕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브렛 맥거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은 협상 교착의 핵심은 중재자 문제가 아니라면서 "문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정책이며, 이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악시오스에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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