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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아래서 하루 1만 보"…가혹한 '여름나기'

<앵커>

한낮 무더위에 땀이 비 오듯 쏟아져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집집마다 찾아가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학습지 선생님이나 가전제품 점검원 같은 '방문 노동자'들인데요.

폭염 속을 누비는 이들의 하루를 동은영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기자>

30년 차 학습지 교사 정난숙 씨가 한 손에 학습지 가방을, 다른 손엔 양산을 들고 달궈진 거리로 나섭니다.

정 씨의 일과는 하루 중 햇빛이 가장 강한 오후 1시 무렵 시작됩니다.

골목길 주차가 어려운 주택 단지를 담당하고 있어 대부분 걸어서 이동합니다.

[정난숙/학습지 교사 : 지난주는 진짜 뜨거워서 막 땀이 줄줄 나더라고요. 걸어가지도 못하게.]

여름 방학 기간이라 수업이 갑자기 취소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 정 씨가 향하는 건 동네 24시 빨래방입니다.

쉼터는 멀고, 주민센터는 어르신들 눈치가 보이기 때문입니다.

[정난숙/학습지 교사 : 쉼터까지 찾아가기에 멀고 그리고 곳곳마다 쉼터가 있는 게 아니거든요.]

하루 만 보 이상 걸어 다녀야 하는데 올 여름은 더욱 가혹했습니다.

[정난숙/학습지 교사 : 더위에 어지럼증이 심하거든요. 요새는 더우니까 찬 것만 자꾸 찾게 돼요. 그래서 요즘 선생님들이 장염에 많이 걸려서 막 돌아가시려고 해요.]

가전제품 방문점검원은 각종 장비 때문에 주로 차로 이동하지만, 주차가 안 되는 곳은 걸어가야 하고 무더운 날씨에 가정 방문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명숙/가전제품 방문 점검원 : 선풍기조차도 안 켜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진짜 힘들긴 하죠. 지금 땀 엄청나요. 얼굴 뻘개졌네.]

시원한 물도 마음껏 마실 수 없습니다.

[이명숙/가전제품 방문 점검원 : 고객님 댁에 가서 (화장실 간다고) 말씀을 드리기가 불편하니까 그냥 가능한 물을 자제하게 되더라고요.]

방문 점검을 마치고 땡볕에 세워진 차에 다시 탈 때면 숨이 막혀옵니다.

[이명숙/가전제품 방문 점검원 : 너무 힘들어. 한증막이죠. 지금 여기가 몇 도나 될까요.]

올여름 폭염이 절정을 지났다고 하지만, 골목길을 누비며 소비자를 찾아다니는 노동자들은 여전히 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이상학, 영상편집 : 박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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