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릴열도를 첫 방문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각 13일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쿠릴열도를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일본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지난 10일부터 시베리아·극동 지방을 순방 중인 푸틴 대통령은 오늘 쿠릴열도의 분쟁지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이투루프, 일본명 에토로후를 찾아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여러 종류의 캐비어를 맛봤습니다.
이어 지역 학교와 병원을 시찰하고 주민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눴으며,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주지사와 업무 회의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일본 홋카이도 지역을 코앞에 둔 쿠릴열도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전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10년 러시아 지도자 중 최초로 이곳을 찾은 뒤 2019년까지 모두 네 차례 방문했습니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도 2021년 이투루프에 들렀습니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쿠릴열도 인근의 러시아 극동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러시아 해군 태평양함대의 기함이자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미사일순양함 바랴그함을 시찰하고 훈련 보고를 받는 등 군사력을 과시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일본이 쿠릴열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을 가리켜 "이는 2차 대전 이후 발생한 현실로, 국제 문서에 명시된 사항"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또 "우리는 일본을 위협하지 않고, 일본에 대해 어떤 영유권 주장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뒤 이날 쿠릴열도를 직접 방문함으로써 이 일대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음을 강조한 셈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러시아에 일방적인 제재를 가했다"며 일본 내각이 이달 초 방위백서에서 러시아를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 사실까지 거론하는 등 일본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같은 행보는 일본을 자극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치가와 케이이치 국가안전보장국장으로부터 푸틴 대통령의 방문 내용을 보고받고 회견을 열어 "북방영토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의 고유한 영토로 이번 방문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쿠릴 열도 방문은 일본 국민의 감정에 상처를 주고 양국의 중장기적인 관계 회복을 어렵게 했다"며 향후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확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일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일본은 가능한 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쿠릴열도는 현재 인구가 2만명에 불과하지만, 금·은 등 광물자원과 주변 수산 자원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러시아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쿠나시르, 이투루프, 하보마이, 시코탄 등 4개 섬을 포함한 쿠릴열도 일대를 장악한 뒤 일본 주민을 추방하고 병력을 주둔시켜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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