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구좌읍 한동리 주민이 1t 트럭에 설치한 플라스틱 통에 당근밭에 줄 물을 담고 있다
제주에서는 당근 파종 시기를 맞은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농민들이 가뭄으로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모든 농가가 동시에 밭에 물을 주려고 하다 보니 물 부족 사태가 심각합니다.
어떤 마을 수리계는 시간제로, 어떤 마을 수리계는 격일제로 농업용수를 공급합니다.
대부분 농가는 농업용수만 믿고 있을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직접 트럭으로 물을 날라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있습니다.
농가마다 매일 새벽부터 짐칸에 1∼2t짜리 플라스틱 물탱크 1∼2개가 설치된 트럭을 몰고 공용 물백(8t)이 설치된 곳에서 물을 받아 당근밭으로 가 다시 자체 설치한 물백에 옮겨 담기를 반복합니다.
한동리 오 모(81) 씨는 12일 "새벽부터 부인과 함께 부지런히 움직여서 하루 7∼8회 물을 나르고 있지만 1t 트럭은 한계가 있다"며 "당근 파종 시기마다 가뭄 피해가 반복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한숨지었습니다.
그는 "지난 1일 당근을 파종했는데 물을 잘 준 밭에만 싹이 올라왔다"며 "싹이 나와도 앞으로 계속 물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거나 비가 내리지 않으면 뜨거운 햇살에 싹이 녹아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당근은 보통 파종 후 7∼10일이면 싹이 올라옵니다.
국내 최대의 당근 주산지인 구좌읍 지역의 현재 토양 수분은 '부족' 수준입니다.
제주도가 운영하는 농업기상시스템의 가뭄정보를 보면 구좌읍 한동리의 토양수분장력 182.4kPa이고, 행원리의 토양수분장력은 287.9kPa입니다.
토양수분장력이란 토양이 수분을 끌어당기는 힘으로, 숫자가 클수록 수분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토양 수분 단계는 다습(0∼30kPa), 적습(31∼50kPa), 조금부족(51∼100kPa), 부족(101∼500kPa), 매우부족(500kPa 초과)으로 구분합니다.
성산읍 고성리와 수산리의 토양수분장력은 각각 1032.8kPa과 1409.8kPa로, '매우부족' 수준입니다.
제주도는 농작물 가뭄대책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기상과 토양수분, 용수 수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구좌농협, 성산일출봉농협 등과 협력해 지난달 27일부터 급수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구좌읍에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16개소에 물백 106개와 양수기 40대, 급수차량 41대를 배치해 528회에 걸쳐 3천263t의 물을 지원했습니다.
행정에서 동원한 누적 인원은 429명입니다.
지역 민간 단체에서도 차량 14대와 30여 명을 지원했습니다.
성산읍에는 8개소에 물백 17개를 설치하고 양수기 8대, 급수차량 27대, 연인원 132명을 지원했습니다.
급수 지원량은 151회 1천503t입니다.
제주도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와 함께 성읍저수지와 송당저수지를 연결하는 관로를 매설해 구좌읍, 성산읍, 표선면에 안정적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방안과 지하수 취수량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방안 등 해결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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