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럼프 "경호국 요청 따랐다"…비밀 환승·미끼 항공기 논란 해명

트럼프 "경호국 요청 따랐다"…비밀 환승·미끼 항공기 논란 해명
▲ 11일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후 전용기에서 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밀 환승 논란'과 관련해 비밀경호국과 군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출장을 마치고 수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전날 나온 워싱턴포스트(WP) 보도의 핵심 내용인 '비밀 환승'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앞서 10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8일 튀르키예를 떠날 때 일단 구형 에어포스원(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가 비밀리에 반대편 문으로 내려서 기내식 운반 차량을 이용해 미국 공군의 C-32A 기종 항공기로 옮겨 탔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WP 보도가 나올 때까지 1개월 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당시 출장에 동행한 백악관 출입기자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비밀경호국과 군 관계자들)은 내가 다른 항공편, 다른 비행기를 타기를 원했다. 안전성은 똑같지만, 그들이 그렇게 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했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대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끼 비행기' 작전을 편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위협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거기에 대해 너무 많이 묻지는 않았다. 나는 위협을 많이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의 성격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기존 대통령 전용기를 타도 안전에 문제가 없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는 취지의 판단을 군이 내렸던 이유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 모르겠다. 사실 내가 탄 비행기가 더 큰 위험에 처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비밀 환승' 조치는 이란 측이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이례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담 출장 때 탑승한 항공기는 총 3대로 ▲ 올해 6월까지 에어포스원으로 주로 쓰이던 보잉 'VC-25A' 기종 항공기(이하 구형 에어포스원) ▲ 올해 7월부터 에어포스원으로 주로 쓰이고 있는 보잉 'VC-25B 브리지' 기종 항공기(이하 신형 에어포스원) ▲ 공군이 부통령·장관 등 고위 인사 이동에 주로 쓰는 '특별 공중임무'용 'C-32A' 항공기였습니다.

이 중 VC-25A는 보잉 '747-200B'를, VC-25B 브리지는 보잉 '747-8I'를, C-32A는 '보잉 757-200'을 각각 대폭 개조한 군용 기종입니다.

'에어포스원'(공군 1호기)이라는 명칭은 특정 항공기 기체에 고정적으로 부여되는 이름이 아니라, 미국 공군이 운용하는 항공기에 현직 미국 대통령이 탑승해 있을 때 해당 기체를 가리키는 용업니다.

대통령 탑승 시 그 기체의 항공교통관제용 호출부호로도 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형 에어포스원을 타고 7월 7일에 튀르키예 앙카라에 도착했으며, 다음 날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후 TV 카메라 앞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비밀리에 구형 에어포스원의 반대편 출구로 내린 후 공항 기내식 운반 트럭을 타고 C-32A로 옮겨 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C-32A는 비행 추적 신호를 끈 상태로 대통령 탑승 공군기에 통상 쓰이는 '에어포스원' 호출부호를 쓰지 않고 '리치 18'이라는 평범한 호출부호로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까지 비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WP 보도 전까지는 C-32A 항공기가 에어포스원이 됐던 사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거기 탑승했던 사실은 알려지지 않고 있었고,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구형 에어포스원에 타고 영국으로 이동한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었습니다.

7월 8일 앙카라에서 구형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던 기자들은 영국으로 떠나기 위해 이륙하기 전에 창문 블라인드를 내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기자들이 왜 블라인드를 내리라고 했는지 아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못된 사람들 탓에 아마도 위험한 비행이었을 것"이라고만 답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C-32A에 탑승해 있던 동안 구형 에어포스원에는 출장에 동행했던 인사들이 계속 그대로 타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 등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군 관계자, 기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번에 불거진 '비밀 환승'과 '미끼 항공기' 논란은 백악관 측이 이런 조치를 사전에도 사후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백악관의 언론 대응과 안전 조치의 적절성을 둘러싼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2000년 인도·파키스탄 순방 중이던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신변 안전을 위해 '미끼 항공기'로 관심을 유도하고 실제 탑승 항공기를 한동안 숨긴 전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백악관 측이 출입기자단 간사 등에게 사전에 이를 알리고 안전조치를 상의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