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지진 구조 현장
"조용히!"
지진이 강타한 콜롬비아 칼리에서 구조 봉사자들이 주먹을 치켜들고 외쳤습니다.
잔해에 깔린 생존자의 가느다란 목소리라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 AP·AFP 통신 등은 지난 10일(현지시간) 규모 7.4의 강진으로 콜롬비아 주요 도시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수도와 통신이 끊긴 가운데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필사의 구조 현장을 전했습니다.
21세기 들어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으로, 건물이 대거 무너지면서 '골든타임' 안에 건물 잔해에 파묻힌 생존자를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크레인 등 중장비와 열화상 감지 기능을 갖춘 무인기(드론)가 동원됐지만, 자원봉사자들이 손전등으로 불을 밝히며 일일이 잔해를 옮기는 모습도 자주 포착됐습니다.
구조대는 섭씨 30도의 더위 속에서도 철근을 잘라내고 양동이로 잔해를 퍼내면서 수색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또 다른 피해 도시인 페레이라에서도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은 인간 띠를 만들어 건물 주변을 두르고 잔해 아래에서 들려오는 두드림이나 울음소리를 포착하기 위해 조용히 귀를 기울이며 서 있었습니다.
이곳을 찾은 CNN 기자는 도시가 "섬뜩할 정도로 고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지역에 사는 형제를 찾기 위해 220㎞를 달려 온 하이로 바르가스는 동생의 아파트 잔해 옆에 서서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는 "동생이 분명히 여기 있을 것"이라며 "주변의 잔해가 부드러우니 그를 지켜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희망이 거의 없다"고 털어놨습니다.
주민 후안 다비드 가이탄은 "전기가 끊겼다"며 "(페레이라가) 좀비 도시 같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기적 같은 구조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보고타 소방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구조 영상을 올리고 "새벽 3시 57분에 35세 남성의 구조 작전이 성공했다"며 대원 8명이 합심해 생존자 한 명을 잔해 더미에서 끌어내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데일리메일도 건물 잔해 속에서 생후 6개월 아기와 어머니가 구조됐다며 관련 사진을 전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진으로 인한 실종자 수는 3천 명을 넘겼고, 사망자 수도 254명에 달합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대통령은 이날 페레이라를 찾아 "시내에 파괴된 상점들을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며 3개월간 경제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만, 아직 구호품조차 받지 못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지진 진앙에 가장 가까운 서부 연안 초코주(州)는 접근이 어려워 구호물자는 물론 구조 활동 지원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